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세계 선두권 혈액제제 기업들과 손잡았다. 코로나 치료제의 하나로 주목받는 혈장치료제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혈장치료제 개발 위해 '글로벌 연합군' 결성
GC녹십자는 혈액제제 기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협의체)’에 합류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 협의체엔 BPL(영국), CSL(호주), 다케다(일본), 바이오테스트(독일), 옥타파마(스위스) 등 혈액제제 톱10 기업이 참여한다.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면역과 지혈 등에 작용하는 단백질을 고순도로 분류해 만드는 의약품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회복기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추출한 혈장치료제를 생산할 계획이다.

혈장치료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혈장 치료와 다르다. 기존 혈장 치료는 항체를 지닌 회복기 환자에게서 추출한 혈장을 일일이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이었다.

세계 선두권 혈액제제 의약품 기업들이 특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합체를 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회복기 환자의 혈장은 물론 임상 데이터도 공유할 예정이다. 또 제품 제조 등 치료제 개발 단계에서 전문 지식과 인력 자원도 나누기로 했다. 이렇게 개발한 혈장치료제는 공동 브랜드를 통해 판매한 뒤 수익을 배분할 예정이다. GC녹십자가 자체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는 한국 시장에서만 판매한다.

임상시험 계획도 공개했다. 협의체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협력해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는 임상시험을 위한 의약품 생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임상시험에서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고면역요법의 안전성, 내약성 및 약효를 시험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 회의를 열고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의료기관만 가능한 연구용 혈장 채혈 행위를 대한적십자사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치료제 중 일부는 올해 말 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은 올해 안에 임상시험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