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말고 장내에서 건전한 비판해야…내뱉는 말도 정제돼야"
[초선열전] 김미애 "싱글맘·워킹맘 마음 헤아려…언니 같은 의원 되겠다"
21대 총선 부산 해운대을에서 승리한 미래통합당 김미애 당선인은 8일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서 이들의 마음과 어려움을 제가 많이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는 엄마이자 이모 같고, 여성들에게는 친구이자 언니 같고, 남성들에게는 딸이자 동생 같은 따뜻한 국회의원으로 남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당선인은 '여공 출신 싱글맘 변호사'라는 입지전적 타이틀을 갖고 있다.

어머니를 잃고 17살 때 방직공장 여공으로 사회생활 첫발을 뗀 그는 이후 초밥집·잡화점을 운영하다 29세 뒤늦은 나이에 동아대 법대 야간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5년간의 사법고시 준비 끝에 변호사가 됐다.

세 아이를 입양한 싱글맘인 김 당선인은 15년간 소년·여성 등의 국선 변호를 700여건 맡기도 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 일문일답.

-- 초선으로서 통합당의 쇄신을 어떻게 이끌고 싶은가.

▲ 장외에서 싸울 게 아니라, 장내에서 건전한 비판을 하면서 우리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또 기초의원부터 국회의원 입법 활동까지 지역과 대한민국을 위해 큰 틀로 어우러져야 쇄신이 가능하다.

당협 차원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토론하겠다.

-- 흔히 김 당선인의 삶을 두고 '인생 역전'이라는 평가를 한다.

스스로는 자신의 생애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가.

▲ 참 재밌는 삶을 살았다.

뭔가를 염두에 두고 한 건 아니다.

사실 어릴 때 꿈은 의사였다.

엄마처럼 가난하고 돈 없는 사람을 돕고 싶었다.

제 나이에 공부를 못해서 의사란 꿈은 사라졌지만, 공부란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 안에서 덜 부끄럽게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국선 변호를 할 때도 성의 없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늘 최선을 다했다.

-- 초반에는 김세연 의원의 영입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로 마음을 바꾼 계기는.
▲ 소년·여성을 위한 법 개정 목소리를 내왔는데 부산에서라도 먼저 이런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2016년 지방선거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했지만 선거 참패로 충격이 컸다.

아무리 선한 뜻을 갖고 해도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정치더라. 행복한 삶을 못 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세연 의원을 만나보고 '저런 정신으로 하면 괜찮겠구나' 생각했다.

그때부터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제가 바꾸고 싶었던 법과 정책들을 펼치겠다.

-- 입양한 세 아이는 당선인에게 어떤 존재인가.

▲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첫째와 둘째는 제 조카다.

여러 기부 활동을 하면서도 정작 제 조카들을 외면한다는 건 모순이다.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내버려 두고 다른 일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봤다.

정치인 중에 자기 자식도 제대로 부양하지 않으면서 정치한다는 사람을 경멸한다.

자신의 책임도 다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하겠는가.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서 저는 이들의 어려움을 많이 헤아리게 됐다.

애를 키우면서 전업주부들의 노고도 깨닫게 됐다.

아이들은 오히려 저를 바라보는 거울이었다.

아이들이 절 성장하게 했다.

-- 통합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데.
▲ 솔직히 통합당만 그러한가.

정치권 전체가 그러하다.

통합당이 유독 그런 비판을 받는 이유는 앞에 나서서 발언하는 분들이 너무 도드라진다.

나라와 당을 사랑하면 자신이 내뱉는 말도 정제돼야 한다.

-- 1호 법안으로 생각해둔 게 있나.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감염병 확산으로 교육 시설이나 보육 시설이 임시 폐쇄될 경우 부모들의 유급 휴가를 보장하는 내용의 1호 법안을 내고 싶다.

코로나 사태로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많이 힘들었다.

-- 4년 뒤 국민에게 어떠한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싶은지 키워드로 말해달라
▲ 아이들에게는 엄마이자 이모 같고, 여성들에게는 친구이자 언니 같고, 남성들에게는 딸이자 동생 같은 따뜻한 국회의원으로 남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