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운영에서는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강한 여당’을 앞세워 정국 주도권을 잡아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문 후보인 김 원내대표와 전해철 의원에게 전체 163표 중 154표가 몰렸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주류인 이인영 원내대표가 당선되는 등 균형을 맞췄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21대 총선에서 177석을 얻어 슈퍼 여당으로 자리잡은 만큼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본격적으로 당 내부부터 확실한 친문 색채를 드러내겠다는 의원들의 의중이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전당대회에서도 친문계열 후보가 당대표에 오른다면 민주당은 친문 일색의 지도부가 된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 4년차를 함께 가게 되는 김 원내대표는 레임덕 현상을 방지하고 검찰 개혁 등 공약을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김 원내대표는 선거운동 때부터 강조한 ‘국회 개혁’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출마 당시 “정권 놓고 경쟁하는 정당들이기 때문에 협력·협조를 크게 기대하기 힘든 것이 우리나라 정치 문화”라면서 “선의에 의지할 게 아니라 제도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속한 입법 및 법안 통과를 위해 상시국회 제도를 만들고,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며 ‘강한 여당론’을 펼쳤다.

김 원내대표는 우선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8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당장 본회의 개최를 놓고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9일까지 의결해야 하는 원포인트 개헌안(국민 개헌 발안제)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다만 야당과의 협치에서는 갈등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야당의 유일한 견제책인 법사위의 심사 폐지 등을 통합당이 쉽사리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