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푸른 베개'…"지치고 힘든 분들에게 위로와 휴식 됐으면"
듀오 '어떤날' 이후 1994년 솔로 1집 '동경'…이후 첫 정규음반
'뮤지션들의 뮤지션' 조동익의 귀환…26년만에 정규앨범
'뮤지션들의 뮤지션', '프로듀서들의 마스터', 전설적 포크 듀오 '어떤날'의 베이시스트…. 한국 작가주의 음악의 조용하지만 선명한 지표가 된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조동익(60)이 26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다.

조동익은 7일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2집 앨범 '푸른 베개'(blue pillow)를 공개했다.

오는 14일에는 CD를 발매한다.

조동익이 정규 음반을 내기는 1994년 솔로 1집 '동경(憧憬)' 이후 26년 만이다.

1998년 '무비'(Movie)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지만, 이는 영화 삽입곡을 모은 음반이었다.

'푸른 베개'는 조동익이 전곡을 작사·작곡·편곡했고, 오랜 지음(知音)인 더클래식 박용준(피아노)과 장필순(보컬), 윤정오(엔지니어) 등이 함께했다.

발매 진행을 맡은 레이블 최소우주 측은 "조동익이 제주도 자택의 소박한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셀 수 없는 시간을 반복해 사운드를 깎고 매만진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첫 트랙 '바람의 노래'에서 마지막 트랙 '럴러바이'(Lullaby)까지 12곡이 수록됐다.

이중 연주곡이 6곡, 가창곡이 5곡이고 내레이션 1곡도 담겼다.

포근하면서도 몽환적인 '푸른 베개'를 비롯해 12곡의 수록곡들은 물 흐르듯 이어지며 서늘한 위로를 건넨다.

'내가 내게 선사하는 꽃'과 '그 겨울 얼어붙은 멜로디로'에서는 마음을 가만가만 어루만지는 장필순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내레이션 곡 'Farewell(페어웰). Jdj, jnh[1972]'는 작은형 조동진과 작은형수를 그리워하며 만들었다.

한국 포크 음악의 대부였던 조동진은 201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조동익은 최소우주를 통해 "제가 12살 때, 토요일이 되면 작은형을 드리려고 용돈으로 담배 한 갑을 사서 달려갔던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의 추억"이라는 설명을 전했다.

조동진과 조동익의 여동생 조동희가 오빠를 대신해 내레이션으로 나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1번째 트랙 '날개 II'에서는 하얗게 밀려왔다 쓸려가는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는 "희망, 열정, 상처, 분노가 소금처럼 녹아내리기를… 저 자신은 물론 저와 같은 이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어떤날'을 기억해주시는 분들, 제 독집 앨범 '동경'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을 위해 오래전부터 앨범을 내려고 생각했었는데…그러다 26년이 흘러버렸다"며 "음악적으로 화려한 전개보다는 단순함을 목표로 작업했지만 힘들었다"고 전했다.

"저의 음악의 장르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노운 장르'(unknown genre)라고 해야 할까.

그저 제 음악이 지치고 힘든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휴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뮤지션들의 뮤지션' 조동익의 귀환…26년만에 정규앨범
이번 앨범에서 '바람의 노래', '날개 I', '푸른 베개', '그 겨울 얼어붙은 멜로디로', '그래서 젊음은', 'farewell. jdj, knh[1972]', '내 앞엔 신기루', '날개 II' 8곡은 뮤직비디오도 제작해 공개한다.

조동익은 1984년 이병우와 프로젝트 그룹 '어떤날'을 결성해 활동했다.

1986년 발표한 1집 '어떤날 1'과 1989년 2집 '어떤날 2' 모두 한국 대중음악의 명반으로 남았다.

조동진이 만든 작가주의 음악 집단 하나음악과 푸른곰팡이에서 활동하며 많은 후배 싱어송라이터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