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이용자만 인증…기존 이용자 확인 절차는 외면
공유 킥보드 업체 라임이 지난달 이용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면허 인증 절차를 추가했지만, 여전히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은 면허 인증 절차를 도입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무면허 운전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유 전동킥보드 운영사인 라임은 지난달 24일부터 면허 인증 절차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12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무면허로 라임 킥보드를 타던 30대 남성이 교통사고로 숨진 이후 부랴부랴 나온 조처이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다.

무면허 운전자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지만, 면허 인증 절차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6개월 넘게 이어졌음에도 미국 본사와의 협의를 핑계로 인증 시스템 도입을 미뤄오던 라임 측에 대한 비판도 컸다.

실제로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 대부분 면허 인증 절차를 도입한 상태다.

문제는 라임 측이 뒤늦게 도입한 면허인증 절차마저 매우 허술하다는 점이다.

신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만 면허 인증을 할 뿐, 기존 이용자들은 면허를 인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라임 킥보드 한 이용자는 "무면허 이용자들이 그동안 라임 킥보드로 몰렸을 것 같은데, 기존 이용자들에 대한 면허 인증을 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이용 안내와 이용약관'을 영어로 적어 놓은 부분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안전 규정 등을 안내하는 절차가 영어로 이뤄지고, 이용자에게 '동의하느냐'고 묻는 말만 한글로 표기돼 있어 부실 고지 논란이 있다.

부산경찰청은 공유 킥보드 사고가 잇따르자 이달부터 집중단속에 나섰다.

첫날인 1일 단속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킥보드를 이용한 3명을 적발했다.

2명은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고, 1명은 면허정지에 해당했다.

한 이용자는 경찰이 음주 운전이 의심돼 정지시켰지만 이에 불응하고 도주했다가 곧바로 추격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