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마이크로칩 2개' 확인한 고소인 "일련번호로 중국산 확인…4배 가격 차이"
강남 대형 애견숍, 중국개 국산으로 속여 비싸게 팔다 덜미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애견숍이 중국에서 들여온 개를 국산개로 속이고 훨씬 비싼 가격에 판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이러한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A애견숍 대표 B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고소인 C씨는 지난해 10월 12일 A애견숍에서 비숑 프리제 1마리를 500만원에 분양받았다.

당시 애견숍 직원은 C씨에게 개를 소개하면서 "부견(父犬)은 우리 숍에 있고 모견(母犬)은 우리 숍의 한 프랜차이즈 지점에 있다"며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강아지"라고 소개했다고 C씨는 주장했다.

C씨는 지난 4월 13일 애완견의 치과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엑스레이 촬영 결과 애완견 유기 방지를 위해 개 몸 안에 심어놓은 마이크로칩(무선식별장치)이 2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C씨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서 자신이 심지 않은 또 다른 마이크로칩의 일련번호를 검색했다.

그 결과 이 개가 지난해 10월 1일 중국에서 수입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C씨는 설명했다.

C씨 측 법률대리인이 시장 가격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태어난 비숑 프리제는 중국에서 수입한 동종보다 4배 이상 비싸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와 관련 자료·법령 분석 등을 거쳐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B씨 등 애견숍 관계자를 불러 사기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연합뉴스는 해당 애견숍 측 해명을 듣고자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법률사무소 서화담 이세원 변호사는 "요즘 개를 키우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국내에서 태어나는 개 숫자는 적어 출생지를 속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실제로 최근에도 똑같은 애완견 사기 사건으로 200여만원을 돌려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런 일이 벌어지니 애견숍에 갔다가는 분양 사기를 당할까 우려해 유기견을 데려가 키우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중국 등에서 값싼 강아지를 소규모로 들여와 국산인 양 비싸게 파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중간에 강아지를 들여오는 브로커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