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준석 롯데하이마트 상품총괄팀장은 판매실적을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달 1~27일 TV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늘었다. 같은 기간 노트북과 데스크톱 매출도 각각 118%, 102%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기존 예상을 뒤엎는 수치였다. 최 팀장은 "재택근무를 위한 노트북을 찾는 방문객이 많았다"며 "초·중·고 온라인 개학 이후에는 65인치 이상 대형 TV가 많이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개학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전자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트북과 데스크톱 판매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TV매출 증가는 예상치 못했다는 게 전자업계 설명이다. 업체들은 주로 학부모들이 TV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은 노트북으로 재택근무를 해도 자녀만큼은 눈 건강을 위해 큰 화면으로 교육방송을 시청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온라인 개학 수요를 겨냥한 TV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는 모두 자사 제품이 청색광, 자외선, 적외선 등 방출이 적어 시력을 덜 해친다고 홍보 중이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자사 TV인 LG 올레드 AI 씽큐에 미국 안전인증기관 ‘UL’로부터 ‘청색광 저감 디스플레이’로 검증받은 올레드 패널을 탑재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이달 말까지 LG베스트샵 매장에서 판촉행사도 진행한다. 또, 온라인에서 자사 TV가 온라인 교육에 좋은 이유를 카드뉴스로 제작해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미국과 독일에서 QLED 4K·8K TV에 대한 시력보호 안전인증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TV 판매 증가는 '가뭄에 단비'"라며 "올해 도쿄 하계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가 취소돼 TV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