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협박으로 들린다"
"수많은 탈북민에 대한 공격"
두 사람의 설전은 태 당선인이 최근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두고 "북한의 반응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국정원 출신인 김 의원은 "그 분(태 당선인)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으면 스파이"라고 주장했다.
태 당선인이 반발하자 29일 김 의원은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하라"고 했다. 태 당선인은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이다.
태 당선인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을 비판했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 신변과 북한 동향과 관련한 자유로운 견해와 분석을 내는데 대해 동료 의원이 스파이 등 지나친 표현까지 써 가며 공격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며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 하라는 표현은 심지어 협박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주장은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탈북민들에 대한 공격이고 저를 선택하여 국회에 보내주신 강남 주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 분의 주장대로라면 고위 탈북자들은 무조건 조용히 입 닫고 살라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 정권보다 더한 인신공격을 그것도 동료 정치인으로부터 받게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면서 "과연 이것이 제가 아는 자유민주주의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보수 진영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해온 진보 진영에서는 태 당선인을 겨냥해 이례적으로 색깔론 공세를 펴고 있다.
4‧15 총선에서 태 당선인과 경쟁한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영호 차남 게임 아이디는 '북한최고'"라는 지난해 기사를 공유했다.
기사는 "태영호 공사의 차남 태금혁은 수재이자 온라인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즐긴 게임광으로 '북한은 최고의 한국'(North Korea is Best Korea)이라는 게임 아이디를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김 후보는 기사를 링크한 것 외에 다른 설명을 보태진 않았다.
태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성곤 후보님,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으신 것 같다"고 반격했다.
그는 "North Korea is Best Korea(NKBK)는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서구에서 북한을 비웃으며 쓰는 일종의 반어법이다"며 "당시 북한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그토록 갈망했던 아들이 대담하게 사용하던 게임아이디"라고 설명했다.
태 후보는 "어이없는 네거티브에 할 말을 잃었으며 참으로 안타깝다"며 "저의 두 아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는 평범한 청년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