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 센카쿠 열도 등에서 중국 해군력 억제할 수 있어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일본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자 중국이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026년까지 극초음속 미사일의 초기 버전을 배치하고, 2028년에는 개량 버전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소 마하 5(시속 6천120㎞)의 속도로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돼 발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의 경우 발사 후 도중에 분리된 뒤 극도로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의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

일본은 방어 위주의 전략에 따라 극초음속 미사일의 사거리를 500㎞로 제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등을 놓고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곳이어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이 2026년까지 배치할 극초음속 미사일의 초기 버전은 육상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지만, 2028년까지 배치할 개량 버전은 대형 선박 등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더구나 이 극초음속 미사일에는 항공모함 간판을 관통할 수 있는 탄두가 장착될 예정이어서 중국이 보유한 랴오닝(遼寧)함 등 항공모함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센카쿠 열도는 오키나와 본토에서 420㎞ 떨어져 있어 일본이 개발하는 500㎞ 사거리 극초음속 미사일로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일본이 성공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면 중국 해군의 활동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일본 내부 정치나 외교적 도전, 기술적 난관 등은 실제 개발에 불확실성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치열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 때 선을 보였다.

중국에 질세라 러시아도 지난해 12월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했으며, 미국도 2022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육상과 해상, 공중에 모두 배치할 수 있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