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5선 했으면 이제 정치판 떠나라"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 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은 단연코 반대한다"며 "전국위원회 개최 여부를 지켜보고 다시 대책을 세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앞서 25일에도 SNS에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어 "한국 정통 보수우파 야당이 그렇게 만만해 보였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 될 것"이라며 "더이상 노욕으로 찌든 부패 인사가 당 언저리에 맴돌면서 개혁 운운하는 몰염치한 작태는 방치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같은날 오전에도 SNS에 글을 올리며 자신이 검사이던 1993년 당시 동화은행 뇌물사건에 연루됐던 김 전 위원장을 심문해 자백을 받았던 일을 언급하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당 언저리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동화은행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뒤늦은 폭로와 관련해 홍 전 대표는 "그런 사람이 더 이상 정치판에서 개혁 운운하며 노욕을 채우는 것을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면서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한국 정치판에서 이 당 저 당 오가며 전무후무한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두라"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공개적으로 찬성했던 홍 전 대표가 갑자기 돌변한 것은 최근 김 전 위원장이 70년대생 경제전문가를 차기 대선후보로 내세우겠다고 하며 자신을 대선주자에서 배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홍 전 대표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25일 "처음에는 김종인 씨 만큼 카리스마 있고 혼란한 당을 수습할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되어 그가 되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그 후 마치 자신이 황제라도 된 듯이 당원, 대의원 국민이 정하는 대선후보도 자신이 지명한다는 태도를 보일 때 이런 오만방자한 사람이 당에 들어오면 우리당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입장이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