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플랫폼 동시접속 2천→300만명 1천500배 긴급확장…"급박한 간절함으로"
"코로나19 다시 올 것…그때도 지금 같이 대응해선 안 돼"
"매일 아침이 전쟁"…MS 실무자가 돌아본 원격수업 프로젝트 1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은 의료진만이 아니다.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생의 개학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면서 부랴부랴 원격수업 시스템을 준비한 IT업계도 전쟁 치르듯 한 달을 치열하게 보냈다.

EBS 원격수업 플랫폼을 지원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김영욱 부장은 25일 '글로벌 애저 버추얼 코리아' 행사에서 이를 회고하며 "모든 게 결정되고 작업이 진행되기까지 한 달도 채 안 됐다"며 "많은 프로젝트를 해봤지만 이번엔 정말 시간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김 부장은 "요구사항도 갑자기 바뀌었다"며 "동시접속 2천명에서 중간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300만명으로 1천500배가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직업의식이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사명감도 있었지만, 훨씬 더 급박한 간절함도 있었다"며 "매일 아침 대응을 위해서 MS 광화문 사무실에서 '워룸'이란 상황실을 만들었다.

정말 전쟁같이 준비했다"고 회고했다.

"매일 아침이 전쟁"…MS 실무자가 돌아본 원격수업 프로젝트 1달
곧이어 EBS와 관련부처 및 업체 등이 모여 IT업체 '유비온'의 구로 사무실에 상황실을 차렸고, 여기서부터 일은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김 부장은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빠르게 의견을 제시했고, 어려운 정보들도 열어놓고 얘기하면서 기술적 문제가 해결됐다"고 전했다.

또 주무 부처인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물론 청와대에서도 지원을 나와 막힌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줬다고 그는 회고했다.

가령, 교사들이 학습 자료를 올리는 시간이 오전에 집중되며 부하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런 시간을 피해서 올리게 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로그인 지연 현상이었다.

오전 수업 시작 시간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접속 관문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났고, 교육 현장에서도 많은 불만이 터져 나왔다.

"매일 아침이 전쟁"…MS 실무자가 돌아본 원격수업 프로젝트 1달
이때 구로동 워룸에서는 콘텐츠분산네트워크(CDN)를 적용해보는 게 어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CDN은 정적인 정보를 여러 지역의 서버에 분산 저장하는 기술로, 유튜브·넷플릭스 등 업체가 주로 활용한다.

김 부장은 "CDN을 놓고 나서는 게이트웨이에 접속 저하, 지연 현상이 없어졌다"며 "이 아이디어는 나중에 일반적인 사이트를 만들더라도 활용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클라우드는 싸우는 과정에서도 성벽을 높일 수 있는 게 힘"이라며 "MS 한국 리전(데이터센터)은 아직 자원이 부족하진 않지만, 특정 부분에서는 EBS 때문에 쿼터(한도)를 넘어서는 증설을 해야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사례를 거울삼아 새로운 원격수업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관(官)에서 나온 높은 분들이 '뭐가 필요하냐' 물어봤을 때 '처음부터 만드는 게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서 꼭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코로나는 다시 올 것이다.

그때도 지금 같은 구조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매일 아침이 전쟁"…MS 실무자가 돌아본 원격수업 프로젝트 1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