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강원 3개 시·군서 올해 7개 시·군으로 퍼져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에서 야생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이 올해 들어 크게 늘어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발병이 없었던 곳으로 경기북부 최대 돼지 사육지인 경기 포천에서도 지난 22일과 23일 이틀 연속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가 발견돼 축산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파주와 연천, 강원 철원에 국한됐던 야생멧돼지 ASF 발병이 올해 들어 강원 화천에 이어 고성과 양구, 경기 포천까지 확산하고 있다.

야생멧돼지 ASF 발병 건수는 지난해 10월 3일 첫 발생일부터 12월 31일까지 3개월간 경기 38건, 강원 17건 등 55건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발병이 급속히 늘어나며 1월부터 23일 현재까지 4개월간 505건이 추가돼 총 발생 건수는 모두 560건으로 불어났다.

월별로는 지난해 10월 18건, 11월 15건, 12월 22건, 올해 1월 83건, 2월 143건, 3월 189건, 4월 23일 현재 90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12월까지는 파주, 연천, 철원 등 3개 시·군에서만 발생했으나 올해 1∼3월 화천으로 확산한 뒤 이달 들어 포천, 양구, 고성 등 모두 7개 시·군으로 발생 시·군이 늘어났다.

동쪽과 남쪽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포천시의 경우 연천 기존 발생지와 가까운 관인면 2차 광역 울타리 내에서 22일 처음 발병한 데 이어 23일에도 감염 폐사체 1마리가 발견됐다.

포천시에는 경기북부 10개 시·군 돼지 사육량의 절반 이상인 32만 마리(179 농가)를 사육하고 있어 양돈 농가에 ASF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돈 농가에는 지난해 9월 16일부터 10월 9일까지 경기 파주, 연천, 김포, 인천 강화 등 4개 시·군에서 14건이 발생한 뒤 이후에는 발병하지 않았다.

지난해 축사를 모두 비운 발생 시·군의 양돈 농가들은 야생멧돼지에서 ASF 발병이 늘어나며 재입식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축산 방역 당국은 예찰과 소독을 강화하며 ASF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야생멧돼지 ASF 발병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야생멧돼지 ASF 발병이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며 "양돈 농가에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를 이용한 소독과 총기 포획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