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 없는데 계속 놀릴 수 없어" vs "멀쩡한 시설 철거는 예산 낭비"

충북 제천시가 애물단지가 된 청풍면 학현리 한방자연치유센터 목욕장을 족욕카페로 활용하려는 것을 놓고 제천시의회에서 예산 낭비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수탁자가 나타나지 않아 7년째 사용되지 않은 한방자연치유센터 목욕장(518㎡)을 리모델링해 한방카페 및 족욕장, 한방제품 홍보·시음장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7년 방치 제천 한방치유센터 목욕장, 족욕카페로 변경 추진 논란
남녀 목욕탕과 탈의실 등 목욕장 전체를 철거해 리모델링하려면 6억3천400만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시는 한방진료실(요양동 포함)과 달리 2번의 공고에서 목욕장 수탁자가 나타나지 않자 활용 방안을 찾다가 족욕카페를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목욕장은 수지 타산 문제로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존 시설이 아깝지만, 계속 놀릴 수 없어 전국적으로 족욕 관련 시설이 주목받는데 착안해 신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비를 심의할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정임 위원장은 "멀쩡한 시설을 철거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며, 리모델링 예산도 너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는 목욕장은 철거하되 리모델링 면적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사업비를 4억1천500만원까지 줄이겠다고 수정 보고해 예산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방의료 관광도시'를 표방해 온 제천시는 진료실, 탕제실, 좌훈실, 기수련실을 갖춘 제1한방명의촌과 암·중풍 등 난치성 치유가 목적인 제2한방명의촌을 봉양읍에 조성한데 이어 도비 등 60억원을 들여 한방자연치유센터를 건립해 2014년 9월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