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조치 이후 과속, 쓰레기 투기 등의 불법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봉쇄조치 이후 차량 통행이 줄어들자 과속을 일삼는 운전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0일부터 모든 카페와 펍, 식당의 문을 닫도록 한 데 이어 23일부터는 슈퍼마켓 및 약국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필수적인 경우 외에는 이동 역시 제한했다. 지방에 있는 별장이나 부모님 등 가족 방문 역시 자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내 도로는 물론 고속도로 역시 통행량이 80∼90%가량 줄었다.

문제는 이같이 한적한 도로 사정을 악용해 과속을 즐기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은 지난달 23일 봉쇄조치 적용 이후 과속 단속에 걸린 운전자가 6천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 운전자는 시속 40 마일(약 64km) 속도제한 구간에서 115 마일(약 185km) 속도로 차를 몰았고, 런던에서는 시속 40 마일 제한을 어기고 134 마일(약 215km)로 달리던 운전자가 적발됐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부활절 기간인 지난 10∼14일 음주 및 약물운전 혐의로 16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과속운전을 하다 사고를 일으키면 다른 사람들을 부상으로 내몰 뿐만 아니라, 사고 대응을 위해 최소 20명의 긴급서비스 인력이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운전자나 부상자 중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긴급서비스 인력들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해, 정작 코로나19 대응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쓰레기 불법투기(flytipping) 역시 늘어나고 있다.

백만장자 기업가인 마틴 몬터규가 만든 `클리어웨이스트`(ClearWaste)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봉쇄조치가 적용된 첫 주 전국적으로 쓰레기 불법투기가 전주 대비 54% 증가했다.

몬터규는 자신이 쓰레기 불법투기 피해자가 된 뒤로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펜스를 수리하거나 정원을 가꾸는 시간이 많아졌다"면서 "대부분의 쓰레기 재활용 센터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봉쇄조치가 끝날 때까지 쓰레기를 보관해야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쓰레기 무단투기가 적발되면 최대 징역 5년 내지는 5만 파운드(약 7천6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영국 환경부 대변인은 "쓰레기 불법투기는 지역사회와 시골을 망치고 사람들의 건강과 환경에 해를 미친다"면서 "우리는 모두 이 어려운 시기에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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