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낮춰서", "여당으로 이적" 등 제각각…"보수에 실망" 휴직도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의원 보좌진이 대거 실직위기에 놓였다.
통합당의 의석 규모는 최근 총선을 거듭하며 줄었다.
19대 총선 당시 무려 152석을 확보했으나, 20대 총선에서는 122석을,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103석(비례정당 미래한국당 포함)을 얻는 데 그쳤다.
그 여파는 통합당 의원뿐 아니라 보좌진에게까지 미친다.
특히 통합당의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63%에 달할 정도로 낙선 사례가 많고, 불출마·공천 탈락까지 포함하면 물갈이 비율이 더욱 높아지면서 구직 활동에 나서야 하는 보좌진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통합당 합당 과정에서 옛 새로운보수당 출신 당직자들이 통합당으로 합류하지 못하고 희망퇴직을 택하면서 국회 의원회관 내 '일자리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탓에 21대 국회 개원까지는 한 달여 남짓 남았지만, 이들 보좌진은 "당선 후 일주일이 골든타임"이라며 여기저기 이력서 넣기에 분주하다.
낙선한 의원실 소속 보좌관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4급 보좌관으로 일해왔지만, 이번에는 급수를 내리더라도 어디든 자리부터 잡아야 하나 싶다"며 "어물쩍 고민하는 사이에 일자리가 다 사라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선된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B씨는 "부탁받은 이력서만 벌써 30장이 넘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확답을 못 해주는 게 현실"이라며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을 제외하고 나면 빈자리가 많지 않다"고 했다.
비서로 재직 중인 C씨는 "나이 어린 비서급 지원자들에게 대구·경북(TK) 지역 의원실이 인기가 가장 높다"며 "이번 선거 결과 수도권도 '바람'에 휩쓸리면 속수무책이란 점이 나타났다.
고용 안정성을 생각하면 TK를 노려야 한다"고 전했다.
과감하게 소속 정당을 바꾸려는 보좌진도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의 비서관은 "'생계형 보좌진'이기 때문에 여당 쪽으로 넘어가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보수 진영 참패에 따른 실망감에 여의도를 떠나겠다는 보좌진도 있었다.
총선에 불출마한 의원을 보좌해온 D씨는 "보수가 여전히 반성하지 못하고 쇄신의 노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잠시 여의도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