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피치 이어 무디스도 'Baa1'로 한 단계 강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깊은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멕시코가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잇따라 신용등급 강등을 당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7일(현지시간) 멕시코의 국가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멕시코의 중기 경제 성장 전망이 매우 약화했다"며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계속되는 재정·경영 상태 악화는 국가 재정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5일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멕시코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피치 기준 'BBB-'는 투자 부적격인 '정크' 등급의 바로 위다.

지난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BBB+'에서 'BBB'로 낮춘 것을 시작으로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 3사가 모두 멕시코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다.

멕시코는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인해 지난해 이미 0.1%의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올해 코로나19 충격 속에 더 큰 폭의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멕시코의 경제가 6.6%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7∼8%대의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멕스의 계속되는 위기도 멕시코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이날 무디스는 페멕스의 신용등급을 정크(투기등급) 수준인 Ba2로 두 단계 낮췄다.

피치도 이미 지난해 페멕스를 정크 등급으로 낮춘 후 이달에만 두 차례 추가로 등급을 하향했다.

S&P만이 페멕스 채권에 투자적격 등급인 BBB를 부여한 상태다.

페멕스 회생을 역점 과제로 삼아온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타격이다.

멕시코 재무부는 이날 무디스의 등급 하락 소식 후에 여전히 멕시코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등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제 기반이 견조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