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원유철 "통합당과 합당 당장 아니다…정무적 판단할것"(종합)

"교섭단체 구성 포함해 모든 가능성 열어둬…야당 역할 포기 못해"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론 국민 마음 못 얻어"…선대위 해단식서 자성 목소리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17일 통합당과의 합당 시기에 대해 "지금 당장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미래한국당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을 합하는 시기는 정무적으로 판단한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

21대 국회의 정치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21대 국회 개원까지 그대로 당을 유지할 것인지 묻자 "당연하다.

저희가 많이 부족하고, 반성해야겠지만 국민이 많은 지지를 저희에게 보내주셨다"며 "그 지지와 성원에 어떻게 보답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것이다.

그 전에 조급하게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래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 19명을 배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17명을 제치고 최다 비례대표 의원 배출 정당이 됐다.

여기에 1석을 더하면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도 얻을 수 있다.

원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야당이 참패해 송구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야당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다.

정부 ·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제1야당의 형제정당으로서 같이 역할을 고민하고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합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인사가 미래한국당에 합류해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에 대해선 "한 분만 더 모셔오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이날 해단식에서 원 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 바꾸라고 요구하기 전에 저희가 더 많이 바꾸겠다"며 "희생과 헌신, 감동 없이 단순히 합치는 것으로는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알았다"고 말했다.

보수통합 후 화학적 결합 실패를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짚은 동시에 미래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하지 않고 독자 세력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래한국당 당선인들 사이에서도 자성·쇄신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용 당선인(비례 18번)은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지 말고, 왜 지지를 받지 못했느냐를 먼저 생각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그만 희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혜 당선인(15번)은 자신이 받은 한 당선 축하 메시지를 인용,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선거에서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코로나바이러스나 무상 포퓰리즘 때문이 아니다.

시대가 원하는 것은 세대교체인데, 이것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명희 당선인(9번)은 "모든 면에서 나라가 어려운데 왜 국민은 우리한테 표를 주지 않았는가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한다"고 말했고, 정경희 당선인(7번)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국민의 여망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곰곰이 생각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회의장 배경 현수막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정치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앞서 원 대표와 총선 당선인들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