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포진했던 민생당 전멸…손학규 "모든 책임 지고 물러난다"
'정치 9단' 박지원·'9선의 꿈' 서청원도 국회 재입성 실패


한 시대를 풍미하던 여야의 '올드보이' 정치인 상당수가 21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며 여의도를 떠나는 처지가 됐다.

민생당의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4선) 의원, 20대 국회 최다선(8선)인 우리공화당 서청원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여의도 올드보이' 줄줄이 퇴장…손학규·서청원·박지원 '고배'
손학규 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참담한 결과에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모두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민생당은 이번 총선 개표 결과 단 하나의 의석도 내지 못하는 치욕적인 결과를 냈다.

4선 의원이자 경기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인 손 위원장은 민생당 선대위를 이끄는 동시에 비례대표 14번을 받아 '선전'을 기대했지만, 민생당은 지역구 0석, 비례대표 0석으로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2월 바른미래당 대표를 사임하고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민생당으로 합당해 새 활로를 모색하던 그의 정치 여정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셈이다.

천정배(6선·광주 서구을)·정동영(4선·전북 전주병)·박지원(4선·전남 목포) 의원 등 민생당 '올드보이'들도 줄줄이 낙선하며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천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거물급 정치인으로 거듭났고,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대선후보로 대권에 도전한 바 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치 9단', '여의도의 요물', '정보통'이란 별명에서 보듯 20대 국회 '올드보이'의 대표주자였다.

그러나 '정치 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후보에게 패배하며 금배지를 빼앗기게 됐다.

광주 동남구을에서 내리 3선을 한 같은 당 박주선(4선) 의원도 민주당 이병훈 후보와 3번째 리턴매치를 벌인 끝에 낙선했다.
'여의도 올드보이' 줄줄이 퇴장…손학규·서청원·박지원 '고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치역정을 함께한 상도동계이자 친박(친박근혜)계의 맏형으로 20대 국회 최다선(8선) 서청원 의원은 우리공화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 2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서 의원의 9선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 김종필 전 총리가 9선 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들과 달리 일부 '올드보이'들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희상(6선) 국회의장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7선) 대표와 미래통합당의 김무성(6선)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올해 80세의 나이에 통합당의 선거를 총지휘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총선에 참패하며 씁쓸한 퇴장을 맞이했다.

2012년 총선 때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누리당에 합류해 승리를 이끌었고, 2016년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대표를 맡아 역시 당의 승리에 기여했던 그는 말년에 '패장'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여의도 올드보이' 줄줄이 퇴장…손학규·서청원·박지원 '고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