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바이오텍, 한국서 보낸 신규 설비 칭다오서 방치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유입을 우려해 외국인 입국 제한을 장기화하면서 중국으로 필수 인력이 들어오지 못한 한국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 막대한 시설 투자를 했지만 정작 설비를 운영할 인력들이 외국인 입국 제한으로 한국에 발이 묶인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기존에 유효한 비자와 서류 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입국할 수 없도록 했다.

이처럼 사실상 외국인 입국이 금지되면서 생산 설비가 중국에 있는 한국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인력 파견이 어려워지면서 운영난에 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입국을 막으면서 경제무역 등 이유로 중국 방문이 필요한 사람은 별도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대기업이 아닌 이상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 한국 중소기업 임원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역유입을 우려해 외국인의 입국을 막으면서 한국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한국산 설비 운영 등에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칭다오(靑島)로 지난 2003년 설비를 이전한 가죽 생산 및 가공 전문 기업 웰바이오텍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에 걸쳐 한국에서 신규 생산 설비를 제작한 뒤 지난 3월 중순께 컨테이너 9대 분량으로 나눠 칭다오 현지 공장으로 옮겼다.

문제는 이 설비 제작 과정에 참여한 핵심 인원 3명이 칭다오에 복귀하는 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이들이 중국 정부의 외국인 입국 제한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면서 칭다오에 도착한 설비가 가동도 못한 채 방치돼있다.

이 업체 측은 "생산 설비가 칭다오 공장에 도착했으나 정작 조립할 전문 직원이 한국에 발이 묶여 설비가 무기한 대기 상태로 있다"면서 "경기 불황을 탈피하려고 애써 마련한 설비가 가동되지 않아 임직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한국 기업인에 별도 비자 발급에 대해 "현재 중국 측과 협의 중이지만 아직 합의가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