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미국발 입국자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유입 위험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에 대해서도 전수 검체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후 3일 내 전수검사를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14일 자가격리 중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시행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발 입국자의 확진율, 미국 내 지역사회 위험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발 입국자의 감염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정부 지침으로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면 이른 시일 내 검사를 시행해 가족 내 전파도 차단하고, 국비예산 지원으로 검사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하루 미국발 입국자가 유럽발 입국자보다 많고, 미국발 입국자의 확진율이 유럽발 입국자보다 떨어진다고 봤다. 위험도가 높은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지난달 22일부터 자가격리 후 3일 내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한산한 인천국제공항(사진=뉴스1)
한산한 인천국제공항(사진=뉴스1)
3월 말 기준 하루 미국발 입국자는 약 2500명으로 유럽발 입국자(약 1000명)의 2.5배 수준이었다. 3월 3주 차 유럽발 입국자 1만명당 확진자 수는 86.4명, 3월 4주 차에 미국발 입국자 1만명당 확진자 수는 28.5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2주간 해외유입 확진자 459명 중 미국발이 228명으로 49.7%를 차지하는 등 미국에서 들어오는 환자 수가 증가했다. 미국 내 상황도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강화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3만2879명이며, 누적 사망자도 2만577명으로 이탈리아(1만9468명)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아졌다.

정 본부장은 13일부터 시행되는 90개국 외국인 무비자 입국제한에 대해서도 "해외 입국자가 90% 정도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 5000명 정도가 입국한다"며 "이번 조치로 단기체류 입국자 숫자를 줄이고 시설격리에 대한 행정적인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