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도움 보답할래요"…장애인이 보내온 '따뜻한 마스크'
지난달 23일 오후. 전동 휠체어에 탄 강모(60)씨가 서울 강서구 굿네이버스 방화2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이 복지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말부터 휴관해 직원들만 남아 근무하고 있었다.

"어떻게 오셨느냐"는 직원의 인사에 강씨는 겉옷 주머니 깊숙이 넣어 뒀던 면 마스크 20장을 꺼내 내밀었다.

그는 "좋은 마스크는 아니지만 꼭 드리고 싶어 직접 가지고 왔다"며 "항상 신경 써 주신 직원분들께 보답하고 싶다.

몸조심하시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마스크를 받아든 복지관 사례관리팀의 조자영 과장은 "온기와 진심이 전해져 마스크가 유독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그간 자신이 받은 도움에 보답하겠다며 사회복지단체에 마스크 등을 기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복지관에 따르면 강씨는 지체장애와 청각·시각장애가 있어 휠체어 없이는 외출이 어렵고 소통도 쉽지 않다.

이런 강씨를 4년 전부터 도운 이들이 복지관 직원들이었다.

조 과장은 "따뜻한 나눔을 통해 일을 더 열심히 해나갈 힘을 얻었다"며 "마스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찾아가 만나며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초 굿네이버스 대구·경북본부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를 위해 써 달라"며 사과박스 크기 택배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아동용 마스크를 포함해 마스크 50여장과 햄 통조림 30여개가 들어 있었다.

"받은 도움 보답할래요"…장애인이 보내온 '따뜻한 마스크'
택배를 보낸 이는 경기도 수원에 사는 시각장애인 유모(56)씨였다.

장애인으로서 받은 도움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유씨는 택배와 함께 굿네이버스 후원계좌로 10만원을 보내며 "항상 봉사해 주시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힘내서 코로나를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유씨가 기부한 마스크와 후원금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아동 등에게 전달됐다.

나진규 굿네이버스 대구·경북본부 대리는 "대구·경북이 특히 힘든 상황에서 따뜻한 마음과 응원을 통해 많은 위로와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