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13조5000억원어치의 자금을 팔아치웠다. 2008년 금융위기보다 많은 수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자금은 3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110억4000만달러 순유출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7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달 월평균 원·달러 환율(1220.23원)을 적용하면 약 13조5000억원어치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한은은 외국인 자금 유출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차익거래유인 확대 등으로 외국인 투자금 36억6000만달러(약 4조5000억원)가 순유입됐다. 2월 말 연 1.33%였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으로 1.51%까지 올랐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과정에서 나는 이익을 기대하고 한국 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과 채권을 합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3월 중 73억7000만달러(약 9조원) 순유출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 10월(75억5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의 순유출이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지표도 올랐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0.43%포인트로, 전월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CDS 프리미엄(0.31%포인트)보다 높고 2018년(0.44%포인트)과 비슷한 수치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