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어∼간격 유지하셔야 해요"…체온측정후 위생장갑 낀 채 한표
사건팀 = "어∼ 간격 유지하셔야 해요.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서울 지역 투표소 곳곳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선거가 이뤄진 탓에 투표소에 위생장갑, 체온계, 1m 간격의 대기선 등 각종 방역 물품이 등장했다.

이날 서울 구로구 오류1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체온을 측정한 뒤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끼고 차분하게 투표에 임했다.

비닐로 된 위생장갑을 끼지 않고 기표소에 들어가려 하거나 앞사람과의 간격이 좁아지면 직원들이 즉각 제지했고, 발열이 있는 유권자를 위해서는 별도의 임시 기표소가 마련됐다.

시민들도 감염 예방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면마스크 위에 KF94 마스크를 겹쳐 쓴 홍모(59)씨는 "손녀를 돌봐주고 있어서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게 걱정스럽다"며 "일부러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 왔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어∼간격 유지하셔야 해요"…체온측정후 위생장갑 낀 채 한표
이날 오전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중에는 홍씨처럼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덜기 위해 비교적 사람이 적은 사전투표를 택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송모(53)씨는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되긴 하지만 유권자라면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 시간에 투표하러 오는 사람이 좀 적을 것 같아서 출근길에 왔다"고 말했다.

종로구청에서 투표한 직장인 윤모(34)씨는 "덜 붐빌 것 같은 시간에 왔는데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위생장갑도 주고 해서 감염 우려는 없었다"고 말했다.

동료 소방관들과 투표에 나선 송유진(34)씨는 "입구에서부터 손 소독하고 장갑도 끼니 안심된다"며 "유권자로서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이용객이 크게 줄어든 인천공항 제1터미널 사전투표소에는 직원 등 관계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여행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투표소 관계자는 "지난 선거 때보다 이용객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기표대 등 운용 장비를 줄였다"고 말했다.

대체로 사전에 예고된 코로나19 예방수칙에 맞게 투표가 이뤄지는 듯했지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종로구의 한 투표소 직원은 비접촉식 체온계에 정확한 체온 대신 'Lo'라는 문구가 표시됐는데도 "온도가 낮다는 것이다.

들어가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서울역에서 투표한 김모(35)씨는 "비닐장갑을 줬는데 불편해서 결국 벗고 투표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전투표] "어∼간격 유지하셔야 해요"…체온측정후 위생장갑 낀 채 한표
이날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인영 원내대표 등 정치인들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오전 9시 10분께 부인과 함께 구로구 오류1동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이 원내대표는 "코로나19 와중에도 많은 사람이 투표장에 나와 투표와 선거와 민주주의에서도 세계적 모범이 되는 일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투표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총선 결과에 따라 위기 국면에서 더 국력을 모을 수 있을지 아니면 소모적인 정쟁, 갈등, 대립으로 혼란에 빠져들지 (결정되는) 정말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이어 "도움이 되고 싶어 지원에 나섰다"며 "선거를 마치면 원래 계획했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는 동작구 흑석동 주민센터에서, 열린민주당 정봉주 공동선대위원장과 김진애 비례대표 후보는 마포구 서강동 주민센터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과 비례대표 후보들은 서울역에서 각각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 "어∼간격 유지하셔야 해요"…체온측정후 위생장갑 낀 채 한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