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나 습도가 높아지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따뜻해지는 날씨에 기대를 걸지 말라는 의미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미국 국립과학원(NAS)의 '신종 감염병 등 21세기 건강 위협 위원회'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 보고서를 통해 기온과 습도가 바이러스의 전파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온과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전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가 일부 있다"면서도 "숙주의 면역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파 효율성 감소로 질병 확산세가 현저히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짚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경우에도 날이 풀리면 유행이 억제되는 계절성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게 과학자들의 지적이다. 바이러스의 계절성을 보여주는 기존 연구들은 감염력 지표나 관찰 기간 등의 데이터 질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더힐은 이 같은 보고서가 기온 상승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의 태도와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전문가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날씨가 풀리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동의한 바 있다.

NAS는 이번 보고서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자문에 따라 작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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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