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해제' 외국인 선수 윌슨·라모스 "일상의 소중함 느껴"
"2주 격리 조처 당연히 이해…야구장에 관중 가득한 날 빨리 오기를"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선수 타일러 윌슨(31)과 윌슨 라모스(26)는 환한 표정으로 잠실 야구장에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했다.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잘 견딘 둘이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일상'이었다.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LG 에이스 윌슨은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하는 동안 '모든 일상'이 그리웠다.

해를 보며 걷고 싶고, 식당에 가고 싶었다"며 "이렇게 일상이 그리웠다.

자유를 되찾은 기분이다"라고 웃었다.

1루수 요원 라모스도 "이렇게 밖에서 동료들과 훈련할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LG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으로 이동하던 3월 7일, 윌슨은 미국으로, 라모스는 멕시코로 떠났다.

당시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점점 커지는 상태였다.

LG 구단은 외국인 선수의 개인 훈련을 허락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많은 외신에서 한국을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처한 국가'로 꼽는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LG 외국인 선수들도 개막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훈련하고자 했다.

윌슨은 3월 22일 한국으로 들어왔고, 라모스도 3월 23일에 입국했다.

KBO가 3월 말에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지시하면서 윌슨과 라모스는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숙소 밖으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답답한 생활을 잘 견딘 윌슨과 라모스는 각각 6일과 7일 문밖을 나섰다.

8일에는 격리 후 첫 팀 훈련도 소화했다.
윌슨은 "한국에 온 덕에 코로나19 검사를 빨리 받았다.

2주 자가 격리도 당연한 일이다.

개인 한 명이 자유를 희생해서 많은 이들의 감염을 막는 건, 올바른 판단"이라며 "구단에서 운동 기구, 식품 등을 잘 지원해줘 큰 어려움 없이 2주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독서를 좋아해 성경, 자기 계발서, 마케팅 책 등을 자주 읽었고, 한계는 있었지만 실내 훈련도 충실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라모스도 "훈련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전력분석팀에서 만든 KBO리그 투수 자료 등을 보는 등 여러 준비를 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구단이 전해준 재료로 멕시코 음식도 했다"며 "이제 그라운드에서 훈련할 수 있으니, 팀이 정한 일정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윌슨과 라모스는 '숙소 밖'에서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아직 일상을 완전하게 되찾지는 못했다.

관중이 꽉 찬 야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소화하는 게 그들이 되찾고 싶은 '진짜 일상'이다.

윌슨과 라모스는 "코로나19를 극복해 빨리 많은 관중 앞에서 야구하고 싶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