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례선거 우려에 '한몸' 메시지 강화…시민당, 호감·인지도 확보 관건
민주-시민 '일체감 부각' 전략 밀어붙이기…'친조국' 열린민주에 선 긋기
[총선 D-8] 여 "비례정당 이제부터 '본게임'"…이해찬, 시민당 후보와 오찬(종합)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유일한 비례정당'으로 내세우는 더불어시민당 지지율 흐름이 심상치 않자 민주당과 시민당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전략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는데 시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뒤처지는 중이다.

여권의 또 다른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이 시민당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여권 표심을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YTN 의뢰·3월 30일∼4월 3일·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21명 대상·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시민당은 일주일 전보다 8.2%포인트 내린 21.7%를 기록해 2.4%포인트 내린 미래한국당의 25.0%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열린민주당은 2.7%포인트 오른 14.4%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런 흐름을 주시하면서 '민주당과 시민당은 한 몸'이라는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꾸준히 발신 중이다.

[총선 D-8] 여 "비례정당 이제부터 '본게임'"…이해찬, 시민당 후보와 오찬(종합)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후보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개혁 완수와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 함께 가자"며 "전원 당선을 목표로 선거 마지막 날까지 한 명이라도 더 당선될 수 있게 헌신의 노력을 다하자. 열심히 하면 득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독려했다고 한다.

열린민주당을 가리켜선 "경선 과정에서 커트되거나 결격사유가 있어서 (공천이) 안 된 분들이 개인적인 이해 관계 때문에 정당을 만들어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민주당에서도 인정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며 "유일한 선거연합정당은 시민당이니 열심히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이날 오전 종로 유세에는 시민당 비례 11번이자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뽑은 비례 후보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동행했다.

민주당 후보와 시민당 후보가 함께 공약을 발표하는 공동공약 발표 행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총선 D-8] 여 "비례정당 이제부터 '본게임'"…이해찬, 시민당 후보와 오찬(종합)
민주당과 시민당은 이런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면 앞으로 선거까지 남은 기간 시민당은 오르고 열린민주당은 내려가는 방향으로 지지율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선거까지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부동층을 포함한 유권자들이 최종 표심을 결정하는 만큼 향후 선거운동이 전체적인 비례투표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더불어 더불어' 마케팅을 한층 공격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가 다가올수록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확 넓혀질 것"이라며 "지난주 말에 마지막으로 바짝 좁혀졌고 다시 벌어지는 추세로 분석 중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초반에 여권 지지자들의 착시 현상이 약간 있었지만 열린민주당의 실체 등이 드러나고 시민당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민주당이 뽑은 비례대표 후보들이 당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퍼지면서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당 핵심 관계자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법 때문에 강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지만, 출마하지 않는 사람이나 지방의원, 당직자 등이 민주당 당원들에게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3일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D-8] 여 "비례정당 이제부터 '본게임'"…이해찬, 시민당 후보와 오찬(종합)
시민당은 열린민주당에 맞서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통합당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시민당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인 전용기·박은수·권지웅 후보는 "각 당의 정책적 비전을 충분히 공유하자"며 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청년정책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들은 통합당 김대호 후보의 30·40세대 비하 발언을 언급, "통합당은 청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냐. 국민을 대표해서 목소리를 내줄 분이 청년의 삶을 1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만 잘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그런 정치는 끊어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래한국당을 향해서도 "청년 정치인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젊은 정치인이 있긴 하나 그들이 활동가로서의 전문성과 청년에 대한 공감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며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청년들은 이 문제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이 검찰개혁 의지를 강조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계속 '소환'하는 것이 자충수가 될 것으로 보고, 여기에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열린민주당은 지금 '친조국'과 검찰개혁 말고는 메시지가 특별히 없지 않으냐. 투표가 가까워질수록 유권자들이 이를 인식하고 열린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게 될 것"이라며 "그런데 이게 민주당과 시민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조국) 프레임을 가져가고 싶은 분들은 '열린민주당도 결국 민주당 아니냐, 열린민주당이 이야기하는 검찰개혁이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것이고 조 전 장관을 살리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경쟁 관계에 있다"며 "검찰개혁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입법화돼있어 이미 끝난 이슈"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열린민주당의 상승세를 두고 '이러다 비례 선거에서 실제 상당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일부 지지자들은 SNS 등에 '애초에 단독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했다'며 불만도 드러내는 분위기다.

현근택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당원 투표 등을 거쳐 선정한 비례 후보를 시민당 후보 11번부터 17번까지 배치를 해놨는데 이분들이 모두 당선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