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전 세계 곳곳의 이슬람 사원이 '금요 합동 예배'를 계속 강행해 집단 감염 우려가 제기된다.
파키스탄에서는 금요 예배를 막으려는 경찰과 이슬람 신자들 간에 무력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4일 BBC방송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신드주는 전날 시민들이 금요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오부터 3시간 동안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파키스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천686명으로 남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사망자도 40명이다.
이슬람 신자(무슬림)는 하루에 5번 기도해야 한다.
특히 무슬림 남성은 금요일 점심 모스크에서 열리는 합동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의무다.
합동 예배에 참석하면 기도용 매트를 다수가 공유하고, 악수하거나 거의 어깨를 맞대고 기도하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크다.
신드주는 지난주부터 모스크의 기도 인원을 최대 5명으로 제한하라고 명령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자 금요예배 시간에 맞춰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통행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무슬림 남성들이 모스크로 모여들었고, 경찰이 해산시키기 위해 공포탄을 발사하자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무슬림들은 경찰에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임란 칸 총리는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집에서 기도할 것을 권고해 달라고 요청할 뿐, 정부 차원에서 모스크 예배 중단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2억7천만명의 인구 중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집에서 기도하라"고 권고할 뿐, 예배를 금지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지역의 경우 집에서 기도하라"고 권고했으나 상당수 모스크에서 금요 합동 예배가 그대로 진행됐다.
반면, 이웃 나라인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자 모스크 예배를 중단시켰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확진자 3천333명 가운데 무려 1천465명(44%)이 2월 28일∼3월 1일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 이슬람사원에서 열린 부흥 집회 참석자 및 접촉자들이다.
브루나이의 확진자 134명 가운데 상당수 역시 해당 집회 참석자 및 접촉자들이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반복해서 합동 예배의 위험성이 지적되지만, 정부가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
전날 독일 베를린의 모스크에서도 300명의 신자가 공공 집회 금지 규정을 어기고 합동 기도를 하겠다고 모여 경찰이 투입됐다.
독일 경찰은 "종교 지도자(이맘)와 협력해 금요 예배를 빨리 끝내고 해산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