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사이에서 확산 중인지 말하기는 일러" 신중론도
중국연구진 "고양이 사이에서도 코로나19 전염 가능"
중국 연구진이 고양이 사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농업과학원 산하 하얼빈(哈爾濱) 수의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흰담비·고양이·개 등의 코로나19 민감성'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bioRxiv)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이 논문을 통해 바이러스를 주입한 고양이에서 감염이 확인되는 등 '민감도가 높았다'면서, 감염된 개체 가까이 뒀던 고양이에서도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것으로 지목된 후베이성 우한(武漢) 화난(華南) 수산시장 및 우한지역 환자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고양이 6마리를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시험했다.

연구진은 실험대상 6마리 중 새끼 고양이 2마리에서 많은 병변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고양이의 코를 통해 주입했으며, 3~5일 만에 대변에서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이 검출됐다.

또 안락사 등을 통해 고양이가 죽은 후 관찰한 결과 코선반·입천장(연구개)·편도선·기도 등에서도 RNA가 나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고양이에서는 코로나19가 효율적으로 복제되고, 어린 고양이가 더 잘 전염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감염된 고양이 부근에 고양이 12마리를 별도의 우리에 두고 관찰한 결과 시간이 흐른 후 전염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직접 접촉이 없더라도 고양이 사이에서의 전염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사람 간 전염과 마찬가지로,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개·돼지·닭·오리 등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가 잘 안 되었지만, 고양이와 흰담비에서는 유효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반려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고양이 주인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온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언루이캉(恩睿康) 농업기술자문유한공사의 기술자문 에드거 웨인 존슨은 실험대상이 된 고양이가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된 만큼 (실험결과에) 과잉반응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개와 코로나19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는데, 개가 질병을 퍼뜨릴 가능성이 매우 낮게 나온 것이 해당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반려동물의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되도록 집 안에 둘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의 바이러스학자 무함마드 무니르는 "코로나19가 동물 사이에서도 확산 중인지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 "하지만 동물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면 검사를 권할 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의 아이덱스 실험실이 한국과 미국의 개·고양이 3천500마리에서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모두 코로나19 음성 반응이 나온 경우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주로 사람 간에 전염됨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또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바이러스학자 린다 사이프는 감염된 고양이가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염시킨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홍콩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있던 반려묘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벨기에에서도 호흡곤란을 겪는 고양이를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