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팬데믹과 산유국들의 오일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유가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만간 휘발윳값이 리터당 천 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인데요.

우리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까요?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가 지금 나와 있는 곳은 서울의 한 주유소입니다. 이곳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77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습니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제일 비싼 지역인 서울에서 1,200원대 주유소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소비자들은 저유가 행진이 다소 만족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차량 운전자 /

"기름값은 어느 정도까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세요?"

"기름값은 지금이 거의 바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제 유가를 보면 거의 20달러까지 온 걸 보면요."

주간 단위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까지 9주 연속 하락하면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1,400원 선을 밑돌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 정책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의 최저 수준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에 나서면서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 원유가가 정제 과정을 거친 휘발유보다 더 비싼 ‘유가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쌀이 밥보다 더 비싸지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국제 유가 흐름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2~3주 뒤에는 휘발윳값이 천 원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내 휘발윳값이 천 원 이하로 떨어진다면, 지난 1997년, 983.9원을 기록한 이후 23년 만에 처음입니다.

<전화 인터뷰>황규원 / 유안타증권 연구원

“이번 주 상황을 보면 두바이유보다 휘발유가 더 싸요. 앞으로 2, 3주 후인 4월 둘째 주 정도 되면 천 원대 밑으로 내려가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9월 개정된 유류세에 따라 보통휘발유의 리터당 세금이 745.89원이라면서, 여기에 유통 마진 등을 더할 경우 천 원 이하로 내려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코로나19로 소비 위축이 심화되면서 떨어진 유가만큼 발생한 대체 비용이 내수 소비로 이어지기도 요원한 상황이라, ‘유가 하락은 곧 내수 증가’이라는 소비 진작 공식도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휘발윳값이 23년 만에 최저점에 도달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와 오일 전쟁 등 각종 변수들이 업계와 내수 경기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휘발유 1,000원 깨진다..."쌀이 밥보다 비싼 상황"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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