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와 해당 교수의 설명을 종합하면, 문과대학 A교수는 이번 학기 전공 수업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2004년 촬영했던 강의 영상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왔다.
교수가 올린 영상에는 모 인문학 강좌 사이트의 워터마크가 표시돼 있었고, 이는 관련 사이트에서 3만9천원의 수강료를 내면 볼 수 있는 영상으로 확인됐다.
고파스에 글을 쓴 한 수강생은 "단순히 2004년에 녹화된 강의를 재사용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3주 차)까지 강의에서 다룬 내용은 강의계획서에 올라온 학습 목표와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또 "시중에서 20시간 (길이의 전체 영상이) 3만9천원에 판매되는 강좌가 전공 강의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A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영상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교양 강의가 아니라 고려대 철학과 전공 수업 내용을 그대로 찍은 것"이라며 "처음 2∼3주 도입부로서는 서툰 온라인 강의보다는 훨씬 전달력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교수는 "(인문학 강좌 사이트에 있는 영상이라는 것을) 감출 생각은 없었다"라면서 "(온라인 강의 기간이 연장됐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실시간 강의로 바꾸기로 했고 이 내용을 1일 오후 학생들에게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개강을 2주 미루고 개강 후 2주간 온라인으로 강의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강의 기간을 내달 2일까지로 연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