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틸리 서양철학사·정신과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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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깟디마
▲ 틸리 서양철학사 =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철학 교수였던 저자가 지은 책으로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주요 대학의 철학 교재와 일반 독자들의 교양서로 널리 읽혔다.
저자는 철학사에서 나중에 등장하는 체계들이 앞선 학파에 대해 아주 훌륭한 비판을 제공한다고 보고 자신의 비판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또 역사적 발전에서 내적 논리를 분별해내면서도 개별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회·정치·문화적 요소들을 인정했다.
저자 스스로 철학자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명료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쓴 만큼 문체의 명료함과 단순함을 추구했으며 이 또한 이 책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리스 철학, 중세 철학, 근대 철학의 3부로 구성되며 근대 철학의 태동기인 르네상스 시대부터 대륙 합리론과 영국 경험론, 계몽 철학, 칸트와 헤겔을 거쳐 현대 실증주의와 실용주의, 분석철학까지 다룬 근대 편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1939년 타계한 저자가 말한 '현대'란 20세기 초를 의미하므로 당연히 현재의 시점에서 '현대' 철학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현대지성. 824쪽. 2만2천원. ▲ 정신과 물질 = 다치바나 다카시·도네가와 스스무 지음, 한승동 옮김.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분자생물학자 도네가와 스스무와 '지(知)의 거인'으로 불리는 저명한 언론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대담집이다.
'100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연구'라고 평가받은 도네가와의 위대한 업적인 '항체의 다양성 생성의 유전학적 원리 해명'이 나오게 되는 과정과 의미를 주로 다룬다.
우리 몸이 수많은 항원에 대응할 수많은 항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관해서는 DNA에 수많은 항체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 유전정보가 있어 이 정보가 자손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생식세포계열설'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도네가와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면역세포 유전자가 여러 유형의 사슬과 영역 등으로 나뉜 유전자를 물려받은 뒤 이들을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로 재조합하며 여기에다 돌연변이 등으로 인한 경우의 수까지 더해져 억 단위에 달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것이 '체세포변이설'로, 도네가와는 이 이론을 입증한 공로로 통상 복수의 연구자가 공동으로 받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책은 도네가와 연구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 역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당초 화학과에 입학한 그는 우연히 분자생물학 특강을 들은 일을 계기로 당시 막 생겨나기 시작한 새 학문 분야에 뛰어들게 된다.
미국에 유학해 소크연구소와 바젤면역학연구소 등 유수 연구소에서 최신 정보를 쉽게 입수하고 훌륭한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행운도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도네가와는 대담에서 '신비로운 것'을 배격하고 과학적 규명이 가능한 주제만 탐구한다는 과학자의 태도를 강조한다.
그는 "생물이 무생물에서 만들어졌다면 물리학이나 화학의 방법론으로 해명할 수 있다.
지금은 모르는 게 많아서 그런 정신 현상은 신비로운 생명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언젠가는 그것도 모두 물질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곰출판. 336쪽. 1만8천원. ▲ 무깟디마 = 이븐 칼둔 지음, 김정아 옮김.
14세기에 주로 활동한 튀니지 출신 학자 이븐 칼둔(1332~1406)의 역사서다.
그는 이슬람 역사를 바탕으로 마그립(북아프리카 서부)의 문명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최초로 역사를 학문으로 정립시켰다.
칼둔은 혈연집단이나 그와 유사한 집단에 존재하는 연대의식을 의미하는 '아싸비야'의 개념을 활용해 왕권을 설명했고 궁극적으로 법의 목적은 문명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학문적 방법론은 아랍권은 물론 서양의 중세 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이븐 칼둔은 '무깟디마'에서 독자적인 역사철학을 형상화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어느 곳, 어느 때, 어느 누가 논의한 것보다 위대한 작업이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무깟디마는 '충고의 서, 아랍인과 페르시아인과 베르베르인 그리고 동시대의 위대한 군주들에 관한 총체적 역사서'라는 긴 제목의 책 서문에 해당한다.
무깟디마는 모두 6부에 걸쳐 문명 일반론, 베두인 문명과 여러 부족의 문명, 왕조와 왕권, 지방과 도시, 경제 활동, 학문과 교육 방법 등을 논한다.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아랍어 인명, 지명, 이슬람 관련 용어들에 대해서는 역자가 주석을 통해 별도로 설명한다.
아랍어는 함축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번역문이 원문보다 길어지지만, 이 책에서는 원문을 가급적 나누지 않고 그대로 옮겼다.
소명출판. 1천124쪽. 4만8천원. /연합뉴스
▲ 틸리 서양철학사 =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철학 교수였던 저자가 지은 책으로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주요 대학의 철학 교재와 일반 독자들의 교양서로 널리 읽혔다.
저자는 철학사에서 나중에 등장하는 체계들이 앞선 학파에 대해 아주 훌륭한 비판을 제공한다고 보고 자신의 비판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또 역사적 발전에서 내적 논리를 분별해내면서도 개별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회·정치·문화적 요소들을 인정했다.
저자 스스로 철학자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명료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쓴 만큼 문체의 명료함과 단순함을 추구했으며 이 또한 이 책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리스 철학, 중세 철학, 근대 철학의 3부로 구성되며 근대 철학의 태동기인 르네상스 시대부터 대륙 합리론과 영국 경험론, 계몽 철학, 칸트와 헤겔을 거쳐 현대 실증주의와 실용주의, 분석철학까지 다룬 근대 편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1939년 타계한 저자가 말한 '현대'란 20세기 초를 의미하므로 당연히 현재의 시점에서 '현대' 철학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현대지성. 824쪽. 2만2천원. ▲ 정신과 물질 = 다치바나 다카시·도네가와 스스무 지음, 한승동 옮김.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분자생물학자 도네가와 스스무와 '지(知)의 거인'으로 불리는 저명한 언론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대담집이다.
'100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연구'라고 평가받은 도네가와의 위대한 업적인 '항체의 다양성 생성의 유전학적 원리 해명'이 나오게 되는 과정과 의미를 주로 다룬다.
우리 몸이 수많은 항원에 대응할 수많은 항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관해서는 DNA에 수많은 항체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 유전정보가 있어 이 정보가 자손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생식세포계열설'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도네가와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면역세포 유전자가 여러 유형의 사슬과 영역 등으로 나뉜 유전자를 물려받은 뒤 이들을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로 재조합하며 여기에다 돌연변이 등으로 인한 경우의 수까지 더해져 억 단위에 달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것이 '체세포변이설'로, 도네가와는 이 이론을 입증한 공로로 통상 복수의 연구자가 공동으로 받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책은 도네가와 연구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 역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당초 화학과에 입학한 그는 우연히 분자생물학 특강을 들은 일을 계기로 당시 막 생겨나기 시작한 새 학문 분야에 뛰어들게 된다.
미국에 유학해 소크연구소와 바젤면역학연구소 등 유수 연구소에서 최신 정보를 쉽게 입수하고 훌륭한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행운도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도네가와는 대담에서 '신비로운 것'을 배격하고 과학적 규명이 가능한 주제만 탐구한다는 과학자의 태도를 강조한다.
그는 "생물이 무생물에서 만들어졌다면 물리학이나 화학의 방법론으로 해명할 수 있다.
지금은 모르는 게 많아서 그런 정신 현상은 신비로운 생명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언젠가는 그것도 모두 물질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곰출판. 336쪽. 1만8천원. ▲ 무깟디마 = 이븐 칼둔 지음, 김정아 옮김.
14세기에 주로 활동한 튀니지 출신 학자 이븐 칼둔(1332~1406)의 역사서다.
그는 이슬람 역사를 바탕으로 마그립(북아프리카 서부)의 문명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최초로 역사를 학문으로 정립시켰다.
칼둔은 혈연집단이나 그와 유사한 집단에 존재하는 연대의식을 의미하는 '아싸비야'의 개념을 활용해 왕권을 설명했고 궁극적으로 법의 목적은 문명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학문적 방법론은 아랍권은 물론 서양의 중세 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이븐 칼둔은 '무깟디마'에서 독자적인 역사철학을 형상화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어느 곳, 어느 때, 어느 누가 논의한 것보다 위대한 작업이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무깟디마는 '충고의 서, 아랍인과 페르시아인과 베르베르인 그리고 동시대의 위대한 군주들에 관한 총체적 역사서'라는 긴 제목의 책 서문에 해당한다.
무깟디마는 모두 6부에 걸쳐 문명 일반론, 베두인 문명과 여러 부족의 문명, 왕조와 왕권, 지방과 도시, 경제 활동, 학문과 교육 방법 등을 논한다.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아랍어 인명, 지명, 이슬람 관련 용어들에 대해서는 역자가 주석을 통해 별도로 설명한다.
아랍어는 함축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번역문이 원문보다 길어지지만, 이 책에서는 원문을 가급적 나누지 않고 그대로 옮겼다.
소명출판. 1천124쪽. 4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