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스크 시중 구입 못하게 막았지만 품귀 여전…중국에 10억개 주문
마크롱, 마스크공장 방문…정부 대처 미흡 지적에 "전쟁 중에 무책임해" 반박
타이어·자동차부품공장도 마스크생산…"연말까지 마스크 공급 완전독립 이룰것"
프랑스도 마스크 대란…60대 의사 "우린 총알받이" 누드시위도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의료용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마스크 공장을 방문해 올해 말까지 의료용 마스크 생산의 "완전 독립"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정부의 대비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전쟁에서 이기지도 않았는데 단죄할 대상을 찾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중부지방 앙제 인근의 한 의료용 마스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정부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전쟁을 수행할 때 이기려면 단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대처의 잘못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책임하다"면서 향후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완전히 투명하게 (관련 내용을) 밝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초기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급속도로 감염자가 늘 때 정부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뒤인 지난 15일 전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를 1차 투표를 연기하지 않고 강행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마크롱은 지방선거 바로 전날 전국의 상점과 음식점 영업 금지를 발표했지만,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정을 미룰 수는 없다면서 지방선거는 강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에서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는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마감했고, 결국 프랑스 정부는 한 주 뒤 예정된 결선투표는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전 국민 이동제한령까지 내리면서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정부의 대처가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의료용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의 심각한 공급 부족도 아시아에서 급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유럽은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사태 초기에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일임에도 정부 판단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많다.

프랑스는 현재 호흡기를 보호하는 의료용 마스크는 정부의 통제에 따라 시민들이 시중에서 아예 구할 수 없다.

이런 조치에도 의료용 마스크의 공급은 여전히 의료진의 수요에 크게 못미친다.
프랑스도 마스크 대란…60대 의사 "우린 총알받이" 누드시위도
프랑스의 코로나19 대처 의료진의 마스크 수요는 주당 4천만개가량인데, 현재 국내 생산능력은 이의 4분의 1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남부 포메롤의 의사 알랭 콜롱비에(61)씨는 의료용 마스크와 장갑 등의 공급 부족 상황을 비판하며 페이스북에서 '총알받이'라고 적은 붕대를 이마와 팔에 찬 채 누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내 4개 의료용 마스크 공장의 생산량을 현재 주당 330만개 수준에서 한 달 뒤에는 1천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타이어 기업 미슐랭(미쉐린)과 자동차부품기업 포레시아 등도 마스크 생산에 나서면서 한 달 뒤 마스크의 프랑스 국내 총생산량은 주당 1천5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중국과 이미 마스크 10억개의 공급 계약을 맺고 초기 물량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마스크 구매와 각종 의약품 공급을 40억 유로(5조3천600억원 상당)의 특별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히고, 올해 연말까지 의료용 마스크 공급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완전 독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코로나 19 확진자는 31일 오후 현재 4만4천550명이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3천24명이다.
프랑스도 마스크 대란…60대 의사 "우린 총알받이" 누드시위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