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신천지 창립…교단서는 '약속의 목자'
신천지 교인 확진 이후 2주만에 모습 드러낸 이만희
이만희 신천지예수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신천지 신도이자 국내 31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2주 만에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2일 경기도 가평 평화의궁전에 마스크를 끼고 양복 차림으로 나타나 "모든 국민들에게 엎드려 사죄한다.

정말 면목 없다"고 말하고 두 차례 큰절했다.

31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뒤 대구·경북 지역과 신천지는 코로나19 주요 감염 지역과 집단으로 부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국내 코로나19 환자 중 57%가 대구신천지교회와 연관됐다고 발표했다.

신천지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면서 서울시는 지난 1일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 등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만희 총회장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편지 등을 통해 신도들에게 보건 당국에 협조할 것을 주문하면서도 신도들을 향해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신천지가 급성장하는 것을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1931년 9월 15일 경북 청도에서 출생했다.

신천지 누리집은 '만희'(萬熙)라는 이름이 완전한 빛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와 같이 기도했으나, 교회에 간 적은 없다고 한다.

한민택 수원가톨릭대 교수가 쓴 논문 '한국 그리스도교계 신흥 종교의 종말론에 관한 신학적 고찰'에 따르면 이 총회장은 천부교 창시자인 박태선의 '신앙촌'에 머물다 1968년 장막성전 교주인 유재열의 '장막성전이삭교회'에 입교했고, 장막성전 내 인물인 백만봉을 추종해 재창조교회 12사도 중 한 명으로도 활동했다.

이전 종교에서 주장한 종말론이 실현되지 않자 이 총회장은 1984년 신천지를 공식 창립했다.

1990년에는 서초구에 신학교육원을 설립하고, 1993년 신천지 전국체전을 열었다.

이어 1995년 12지파를 결성했는데, 그해에 신천지는 개신교 최대 교단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신천지는 독특한 '포교' 방식을 통해 꾸준히 신도를 늘렸고, 2016년에는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폐쇄를 요구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10만명 수료식을 대대적으로 열어 세를 과시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에서 '약속의 목자'이자 '계시록의 실상을 증거하는 대언의 사자'다.

하늘이 보여주고 들려준 진실을 전하는 사명을 맡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천지 누리집은 요한계시록 22장 16절 "나 예수는 교회들을 위하여 내 사자를 보내어 이것들을 너희에게 증거하게 하였노라"를 제시하면서 이 총회장이 예수가 보낸 사자(使者)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그가 신천지 내부에서 보유한 권한은 절대적이라고 알려졌다.

이 총회장은 지난 1월 12일 총회에서 신도 수를 언급하면서 "일하기 싫으면 뭐 하러 교회에 나오는가.

노력하면 하늘도 도와준다"며 "마귀가 되기 싫으면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지파장과 신도들을 질타했다.

이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세를 낮췄으나, 때로는 취재진을 향해 "질서 없으면 난장판 돼서 안 된다"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는 통일교와 관련이 있는 HJ매그놀리아 국제병원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보건 당국은 검사를 재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