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이 '코로나' 취급받는데도 책임 방기…이 정부야말로 '귀태'"
'국가 체계 잘 작동' 민주당 박광온에 "국민만 '여당 자화자찬' 희생양"
대구시장 등 비판한 유시민도 겨냥…"증오와 국론 분열…그 입 다물라"

미래통합당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리로 여권을 향한 총공세를 폈다.

전날 여권 고위 당·정·청 협의회 브리핑에서 나온 '대구·경북(TK)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조치 시행'이라는 표현을 두고 파장이 커지자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코로나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듯한 모습이다.
황교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 후 기자들과 만나 "봉쇄를 해야 할 것은 대구가 아니다.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전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그런 분들에 대해서 봉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봉쇄' 발언 당사자와 감독 책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대구·경북 봉쇄' 표현은 이 지역을 발병지로 취급하고 지역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중국인 입국 제한이 불필요하다며 잘못된 조언으로 오판하게 만든 소위 측근 그룹을 즉각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원산지 : 우한, 수입 : 문재인, 배급 : 신천지'라는 3행시가 인터넷에 회자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 정부야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鬼胎)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곽상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라면 국가적 재앙 상태서 '대통령직을 걸고 코로나 사태를 막겠다', '막지 못한다면 책임지고 하야하겠다' 선언부터 하고 대구·경북 시민에게 봉쇄에 대한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우한 폐렴'이란 말은 금기시키더니 '대구 코로나'라 칭하던 정부, '중국인 입국금지' 요구는 일언지하에 거절하더니 '대구·경북 봉쇄'를 천명하는 정부에 허탈과 배신을 넘어 분노라는 말로도 성에 차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통합당은 나아가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한국인 혹은 한국 경유자에 대한 입국 금지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공세 소재로 삼았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며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미적이다가 자국민이 역으로 '코로나 매개체' 취급을 당하는 참사를 낳았다는 게 통합당의 주장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코리안'(Korean)이 '코로나'로 취급받고, 세계 20여 국가가 국민의 입국을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외교부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며 외교부가 국민 보호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중국이 아무 협의 없이 우리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데 대해선 '지방정부의 조치일 뿐'이라며 항의 한마디 못하는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입장문에서 "중국으로부터 조롱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모"라며 "세계로부터 삼류 국가 취급을 받는 대한민국의 명예와 국민의 자존심은 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이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국가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발언한 것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원내대변인은 "믿을 수 없는 소리까지 들고나왔다"고 했다.

황규환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박 최고위원의 말대로라면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이 상황도 정부·여당 입장에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긍정적 신호'일 뿐"이라며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국민들은 근거 없이 여당의 자화자찬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고 일갈했다.
통합당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의 코로나 19 대응을 비판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정조준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권 시장과 이 지사를 거론, "별로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금도 애를 태우고 피땀 흘리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언행은 도저히 용서하기 힘들다"며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비난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도저히 입에 올릴 수 없는 패륜적인 망언"이라며 "범여권이 대구·경북에 혐오와 비아냥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것은, 보수 궤멸을 공공연히 외치며 끊임없이 증오와 국론 분열을 일으켜 온 현 정권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