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3의 생각·실리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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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수학자를 위한 무한 이야기
▲ 제3의 생각 =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안희정 옮김.
197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저자의 세 번째 에세이다.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신변잡기'는 아니며 과학의 의미와 역사, 거대과학 정책에 관한 제언 등이 주 내용이다.
저자는 기본입자들 사이의 약한 상호 작용과 전자기 상호 작용의 통일 이론에 기여했고 특히 약력의 중성류를 예측한 업적으로 파키스탄 출신 압두스 알람과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책은 천문학과 물리학을 중심으로 한 과학의 역사와 기본입자, 힉스, 양자역학 등 과학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현재의 이슈와 학문적 발전 단계에 관해 설명한다.
저자는 '최대한 쉽게' 기술한다고 하지만 전공자가 아니면 꽤 어렵게 느낄 이론적 배경도 언급된다.
1967년부터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견한 그는 2012년 마침내 힉스 입자의 실재가 발견된 것에 대해 "병을 치료하거나 기술을 향상하는 데 직접 활용되지는 못한다.
이 발견은 단지 모든 물질을 지배하는 자연의 법칙에 대한 이해의 틈새를 메우고 초기 우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는 질문에 실마리를 던져줄 뿐이다"라고 평가했다.
저자는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초대형입자가속기(SSC) 설립을 추진했으나 1993년 이 프로젝트가 '쓸모없다'고 여긴 의회에 의해 저지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 일에 대해 그는 "SSC 부지가 텍사스로 결정되기 전 어느 상원의원이 '현재 상원의원 백명 전원이 SSC 설립을 지지하고 있으나 막상 입지가 선정되고 나면 지지하는 의원이 (해당 지역에서 선출된) 두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무거운 주제와 함께 신입생이 알아야 할 것, 과학에 대한 글쓰기, 과학의 발견과 예술 등 '개인적 관심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더숲. 288쪽. 1만7천원. ▲ 실리콘 제국 = 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미래학자로서 글로벌 싱크탱크를 이끄는 저자가 실리콘 밸리의 '특권집단'이 만들려는 세계 안에 잠재된 편향과 본질적 결함을 지적하면서 그들이 그리는 미래가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원래 고객은 정부와 기업이었다.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군사기술 연구 허브로 시작됐고 기업을 위한 제품과 솔루션 개발로 확장해오다 현재는 소비자 위주의 플랫폼과 디바이스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기술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실리콘밸리가 이처럼 부상하게 되는 과정은 '붕괴(disruption)'로 설명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은 케이블통신, 종이신문과 잡지, 택시 산업, 소매업 등 기존의 산업 분야를 기술로 '붕괴'시키는 과정이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때 맞닥뜨리는 가장 큰 장벽은 늘 규제였다.
막대한 자금을 가진 그들은 시민의 마지막 보호막이 될 수 있는 규제들을 걷어내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회전문 인사'를 통해 기술기업인이 정부로 가고 정부 관료가 기술기업으로 오는 경우가 많고 정치와는 철저히 무관해 보이는 그들은 로비활동과 정치인에 대한 기부에 거액을 투입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미디어로서 뉴스를 생성하고 중재하고 선별하지만, 이 같은 미디어 환경 변화는 가짜 뉴스의 난무, 저널리즘의 신뢰 상실, 소비자 보호 기능 약화, 거대 담론과 질문의 실종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저자는 이 밖에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글로벌 장악 시도, 불투명한 자선사업, 우주 등 '미지 영역' 진출, 교육 사업 참여 경쟁 등에 숨은 의도를 파헤친다.
예문아카이브. 392쪽. 1만8천원. ▲ 길 위의 수학자를 위한 무한 이야기 = 릴리언 리버 지음, 김소정 옮김.
약 70년 전인 1953년 출간됐지만 미국에서는 지금도 전 세대의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는 수학 분야의 고전이다.
오랫동안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통해 기존의 틀에 박힌 수학 교육법에 한계가 있음을 느낀 저자는 수학에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이 쉽게 수학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과 '길 위의 수학자' 등을 썼다.
한 편의 자유시처럼 행갈이를 하며 수학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식으로 책을 구성해 독자들이 행과 행 사이에서 잠시 고민할 시간을 갖고 좀 더 깊은 수학적 사고의 길을 차근차근 열어가도록 돕는다.
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인 저자의 남편이 30여장에 이르는 본문 삽화를 그렸다.
책은 실제무한(실무한)과 잠재무한(가무한)에 관한 수학 이야기를 자세하면서도 쉽고 간단하게 들려준다.
나아가 수학 너머 삶과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그 안에 숨은 교훈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궁리. 308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제3의 생각 =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안희정 옮김.
197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저자의 세 번째 에세이다.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신변잡기'는 아니며 과학의 의미와 역사, 거대과학 정책에 관한 제언 등이 주 내용이다.
저자는 기본입자들 사이의 약한 상호 작용과 전자기 상호 작용의 통일 이론에 기여했고 특히 약력의 중성류를 예측한 업적으로 파키스탄 출신 압두스 알람과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책은 천문학과 물리학을 중심으로 한 과학의 역사와 기본입자, 힉스, 양자역학 등 과학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현재의 이슈와 학문적 발전 단계에 관해 설명한다.
저자는 '최대한 쉽게' 기술한다고 하지만 전공자가 아니면 꽤 어렵게 느낄 이론적 배경도 언급된다.
1967년부터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견한 그는 2012년 마침내 힉스 입자의 실재가 발견된 것에 대해 "병을 치료하거나 기술을 향상하는 데 직접 활용되지는 못한다.
이 발견은 단지 모든 물질을 지배하는 자연의 법칙에 대한 이해의 틈새를 메우고 초기 우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는 질문에 실마리를 던져줄 뿐이다"라고 평가했다.
저자는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초대형입자가속기(SSC) 설립을 추진했으나 1993년 이 프로젝트가 '쓸모없다'고 여긴 의회에 의해 저지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 일에 대해 그는 "SSC 부지가 텍사스로 결정되기 전 어느 상원의원이 '현재 상원의원 백명 전원이 SSC 설립을 지지하고 있으나 막상 입지가 선정되고 나면 지지하는 의원이 (해당 지역에서 선출된) 두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무거운 주제와 함께 신입생이 알아야 할 것, 과학에 대한 글쓰기, 과학의 발견과 예술 등 '개인적 관심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더숲. 288쪽. 1만7천원. ▲ 실리콘 제국 = 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미래학자로서 글로벌 싱크탱크를 이끄는 저자가 실리콘 밸리의 '특권집단'이 만들려는 세계 안에 잠재된 편향과 본질적 결함을 지적하면서 그들이 그리는 미래가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원래 고객은 정부와 기업이었다.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군사기술 연구 허브로 시작됐고 기업을 위한 제품과 솔루션 개발로 확장해오다 현재는 소비자 위주의 플랫폼과 디바이스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기술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실리콘밸리가 이처럼 부상하게 되는 과정은 '붕괴(disruption)'로 설명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은 케이블통신, 종이신문과 잡지, 택시 산업, 소매업 등 기존의 산업 분야를 기술로 '붕괴'시키는 과정이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때 맞닥뜨리는 가장 큰 장벽은 늘 규제였다.
막대한 자금을 가진 그들은 시민의 마지막 보호막이 될 수 있는 규제들을 걷어내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회전문 인사'를 통해 기술기업인이 정부로 가고 정부 관료가 기술기업으로 오는 경우가 많고 정치와는 철저히 무관해 보이는 그들은 로비활동과 정치인에 대한 기부에 거액을 투입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미디어로서 뉴스를 생성하고 중재하고 선별하지만, 이 같은 미디어 환경 변화는 가짜 뉴스의 난무, 저널리즘의 신뢰 상실, 소비자 보호 기능 약화, 거대 담론과 질문의 실종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저자는 이 밖에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글로벌 장악 시도, 불투명한 자선사업, 우주 등 '미지 영역' 진출, 교육 사업 참여 경쟁 등에 숨은 의도를 파헤친다.
예문아카이브. 392쪽. 1만8천원. ▲ 길 위의 수학자를 위한 무한 이야기 = 릴리언 리버 지음, 김소정 옮김.
약 70년 전인 1953년 출간됐지만 미국에서는 지금도 전 세대의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는 수학 분야의 고전이다.
오랫동안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통해 기존의 틀에 박힌 수학 교육법에 한계가 있음을 느낀 저자는 수학에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이 쉽게 수학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과 '길 위의 수학자' 등을 썼다.
한 편의 자유시처럼 행갈이를 하며 수학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식으로 책을 구성해 독자들이 행과 행 사이에서 잠시 고민할 시간을 갖고 좀 더 깊은 수학적 사고의 길을 차근차근 열어가도록 돕는다.
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인 저자의 남편이 30여장에 이르는 본문 삽화를 그렸다.
책은 실제무한(실무한)과 잠재무한(가무한)에 관한 수학 이야기를 자세하면서도 쉽고 간단하게 들려준다.
나아가 수학 너머 삶과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그 안에 숨은 교훈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궁리. 308쪽. 1만6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