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내 고깃집 대표, 지인들 통해 680㎏ 전달

경기 구리시 내 한 고깃집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의 면역력 강화를 위해 수천만원 상당의 돼지고기를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4일 구리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내 경로당 129곳에 돼지고기와 냉동 꽂게 등이 배달됐다.

배달량은 모두 3천500인분(680㎏·시가 3천500만원)에 달했다.

30∼50대 남성들이 구리시에 먼저 기부 의사를 밝힌 뒤 냉동차를 이용해 직접 고기를 날랐다.

이들은 시내 한 고깃집 대표의 지인들이다.

이 대표는 지인들을 통해 고기를 기부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당부했다.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류도 거부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구리시는 대표의 지인들만 나오는 사진만 겨우 남겼다.

"면역력 키우세요"…경로당 129곳에 돈육 3천500인분 기부
이 대표는 시내에서 수년간 고깃집을 운영했으나 최근 개인 사정으로 음식점을 문 닫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됐고 지난 5일에는 구리시에서 17번째 확진자도 발생했다.

구리시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감염을 우려해 경로당을 2주간 폐쇄하고 소독 방역 작업을 벌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노인들의 야외 활동도 급격히 줄었다.

이를 지켜본 대표는 매장에 보관하던 고기를 노인들에게 기부, 면역력 강화 등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돈을 받고 고기를 처분해 새로 시작할 사업에 보탤 수 있었으나 노인들의 영양 보충에 사용하기로 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고깃집을 폐업한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의도를 의심하면서 고기 상태를 걱정했는데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것을 확인한 뒤 안심했다"며 "이 같은 기부가 귀감이 돼 확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