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대구∼제주 운항 중단 건의했다 철회…국토부는 "일단 항공사 자율"

최근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대구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을 서둘러 감축하고 있다.

이미 대구공항을 오가는 국제선은 대부분 운항 중단된데다 이번에 제주 등 국내선도 감축되면서 사실상 대구공항이 '잠정 휴업' 상태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하루 왕복 2번 운항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이날과 24일 결항하기로 했다.

또 인천공항에서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을 위한 대구∼인천 노선도 이틀간 운항을 중단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서 대구 노선 축소를 검토하라는 권고가 와서 일단 오늘과 내일 감편을 결정했다"며 "국토부에서 다시 권고 취소 공문이 온 만큼 이후 감편 계획은 추후 내부 논의 후 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대구∼제주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할 것을 국토부에 건의했다가 22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통해 "대구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다치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이를 철회했다.

'코로나19' 대구·경북 확산에 대구 국내선도 줄줄이 감편
국토부는 일단 항공사별로 대구 노선 운항과 관련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다만 원 지사가 대구∼제주 운항 중단 건의를 철회한 만큼 당장 대구 노선 감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침을 내리기 보다는 항공사 자율에 맡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항공사에 대구 지역의 항공기 운항 여부를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선 탑승률도 현저히 떨어진 만큼 항공사별로 추가 감편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3번 왕복 운항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24일 왕복 1번으로 줄이는 데 이어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아예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대구∼제주 노선을 24∼29일 한시적으로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대구∼제주 노선은 정기편 기준으로 매일 2번 왕복했으나 코로나19로 지난 18일부터 하루 1번 왕복으로 감편된 상태였다.

당초 비운항에서 제외됐던 대구∼타이베이 노선도 이날부터 3월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부가 대구·청도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승객과 승무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에어부산도 대구∼타이베이 노선을 오늘부터 운항 중단하는 데 이어 대구∼제주 노선을 24일부터 운항 중단하기로 했다.

이밖에 티웨이항공 등도 코로나19의 대구 확산 상황 등을 검토해 대구 국내선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26일부터 대구∼세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등 대구발 국제선을 당분간 전부 비운항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가 123명 추가돼 국내 확진자는 총 556명으로 늘었으며 이중 대구·경북 환자는 총 465명이다.

'코로나19' 대구·경북 확산에 대구 국내선도 줄줄이 감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