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팬 성지가 될 줄이야…넌 다 계획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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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영화 촬영으로 뜬 곳들
영화 촬영으로 뜬 곳들
‘기생충’ 촬영 성지가 된 피자시대(스카이피자)
가게 밖에는 거장이 된 봉 감독과 피자집 사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어 영화 촬영 장소임을 인증하고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프라이드 치킨과 자연산 치즈로 만든 리치골드 고구마 피자, 직접 개발한 양념으로 맛을 낸 매콤달콤한 닭강정이다. 조용하던 동네 가게는 명소가 돼 매출이 크게 늘고 가게 앞은 세계적인 작품 ‘기생충’을 응원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서민의 삶이 그려진 아현동 슈퍼(돼지슈퍼)
슈퍼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박 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난 사이 저택을 제집처럼 차지하고 즐기다가 박 사장 가족이 뜻밖에 귀가하자 도망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계단이다. 기우가 물에 잠긴 집에서 빠져나와 골목 계단에 서서 생각에 잠기는 곳이기도 하다. 촘촘한 계단이 있는 좁은 골목은 변화가 빠른 서울에서 여전히 옛 정취를 담고 있다.
박 사장 등 부유층이 살고 있는 곳 성북동
기우는 박 사장 집 과외선생으로 먼저 저택에 입성하고 여동생 기정은 박 사장 막내아들의 미술선생으로 들어간다. 아버지 기택은 박 사장의 운전기사로, 어머니 충숙은 가사도우미로 가족 모두가 차례차례 부자의 삶 속에 기생한다. 박 사장의 부인이자 안주인인 연교가 강조했던 믿을 만한 사람이 소개해 주는 형태의 ‘믿음의 벨트’에 따라 기택 가족 모두가 박 사장 집에 취업했고 이것은 치명적인 덫이 된다.
아카데미 미술상 후보에 오를 만큼 디테일하게 그려진 기택 가족의 반지하와 박 사장 저택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와 전북 전주에 있는 세트장이지만 그 풍경 속에서 빈부 격차의 현실이 생생하게 대비된다.
폭우 속에 집으로 향하는 자하문 터널 계단
높은 언덕에 있는 부자 동네에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며 반지하 집을 향해 뛰던 기택 가족의 모습이 처연하게 그려진 자하문 터널 안은 영화 속 장면에서 씁쓸한 느낌을 준다. 자하문 터널 주변에 있는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 서울미술관, 윤동주 문학관 같은 관광명소와 함께 둘러봐도 좋다.
기우가 언덕 위 부촌을 오르는 장면과 가난한 동네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 등 영화 속 곳곳의 풍경에서 빈부 격차와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계층의 사다리가 뼈아프게 드러난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계급, 불평등한 사회 구조 등 세계의 동시대적인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게 된 것은 영화 속 대사처럼 ‘계획이 다 있었던’ 것일까.
글·사진=이솔 여행작가 leesol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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