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거리, 곳곳에 임시휴업 알림판…상당수 "마수걸이도 못 해"
[르포] 코로나19 발생 후 첫 주말…대구 동성로엔 적막감
대구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처음 맞이한 주말 오후 동성로는 썰렁하다 못해 적막감이 감돌았다.

하루 유동인구가 50만명이 넘는다는 곳이지만, 22일 둘러본 동성로는 오가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물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스산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몇 발자국을 걷다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문을 닫은 점포들이 눈에 띄었다.

의류, 신발 가게와 편의점 등 문을 연 곳이 몇 군데 있었지만 개점 휴업 상태로 일부 음식점에만 손님이 간간이 들어갔다.

[르포] 코로나19 발생 후 첫 주말…대구 동성로엔 적막감
문을 열고도 마수걸이를 못 한 상인들은 울상이었다.

한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었는데 오후 3시가 되도록 손님이 한 명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네일숍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지난주 주말 손님이 30명 정도였는데 오늘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거리에 사람이 없어 장사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는 곳도 있었다.

[르포] 코로나19 발생 후 첫 주말…대구 동성로엔 적막감
테이크 아웃 커피점을 운영하는 박모(24)씨는 고민 끝에 오후 2시 30분께 장사를 마감하고, 아예 '1주일 휴업'을 알리는 알림판을 내걸었다.

평소 주말에는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고 했다.

그는 "아침부터 온 손님을 세어보니 15명밖에 안 된다"며 "휴업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평소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니 휴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르포] 코로나19 발생 후 첫 주말…대구 동성로엔 적막감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걱정한다.

한 편의점 직원은 "오가는 사람이 너무 없으니 일하는 맛도 안 나고 거리 전체가 활력을 잃은 것 같다"며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옷가게 주인 최모(32)씨는 "동성로는 임대료 부담이 작지 않은데 이렇게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