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와르르…"2∼3초 만에 천장 무너져"
내부 벽체 없애는 등 구조변경 의혹…경찰 사고 원인 조사 착수
부산에서 리모델링 작업 중이던 2층 단독주택이 붕괴해 작업자 5명이 매몰됐다가 3명은 구조되고 2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지은 지 40년이 넘은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건물 구조가 약해져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4분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리모델링 중이던 2층 단독주택이 갑자기 무너졌다.

인근에 사는 목격자 김모(71) 씨는 "자동차 사고가 난 것처럼 '꽝'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주택이 폭삭 내려앉았다"며 "최근 수리를 하던 집이었는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주택 1층에서는 8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건물 붕괴와 함께 3명만 긴급 대피하고 나머지 5명은 무너진 집 더미에 매몰됐다.

사고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소방당국은 4분여 만에 매몰자 가운데 이모(28) 씨와 김모(61) 씨를 구조했다.
허리와 다리를 다친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역시 오른쪽 다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남은 매몰자 3명 중 이모(61) 씨는 사고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2시께 구조됐지만 중태다.

오후 3시 16분에는 70대 남성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20여분 뒤 마지막 5번째 매몰자인 60대 여성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 여성은 사고 초기 구조대원과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중상을 입은 이 씨는 20대 아들을 포함해 작업자 7명과 함께 이날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일부 벽체와 출입문을 없애고 H빔을 세운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은 지 46년 된 노후주택을 구조변경하면서 건물이 약해져 붕괴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매몰됐다가 구조된 작업자 김 씨는 "당시 1층에서 전기선 철거작업을 하던 중 '찌직'하는 소리가 나고 2∼3초도 지나지 않아 천장이 무너졌다"며 "옆에 쌓아둔 시멘트 포대에 무너진 구조물이 걸치며 생긴 공간으로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 여파로 도시가스 배관이 끊겨 가스공사가 긴급 차단 조치에 나서는 바람에 인근 주택 일부에 가스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은 붕괴 현장을 감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