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R&D에 年 수십억씩 투자
10년간 국내시장 점유율 1위
하반기부터 매출 본격 증가할 것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50·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먹거리인 자율주행차 카메라 사업에 한발 앞서 투자해 이른 시일 내에 시가총액 1조원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엠씨넥스는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분야에서 코스닥시장 시총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엠씨넥스 주가는 지난해 8월 29일(1만7950원) 바닥을 찍고 이날까지 110.58%(3만7800원) 올랐다. 이날 기준 시총은 6752억원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파트론이 스마트폰 카메라 분야 코스닥시장 대장주였다.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도 파트론(248.3%)이 엠씨넥스(173.2%)보다 더 높았다. 엠씨넥스가 자율주행차 등 다른 전자장비용 카메라 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 투자자를 끌어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 사장은 “자율주행차에는 고성능 카메라가 열 개 이상 부착된다”며 “영상인식 전문기업이 매우 높은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그는 “관련 연구개발(R&D)에 연간 수십억원씩 투자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이 분야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엠씨넥스는 정부가 2018년 시작한 ‘5대 신산업 지원 국책과제’에도 참여 중이다. 지원금 총 242억원을 받아 2022년까지 부분자율주행(레벨3·교차로 주행 가능) 영상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다. 정부는 오는 7월 레벨3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가할 예정이고, 주요 선진국에서도 보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 사장은 “장애물·차선인식용 카메라 부문에서 10여 년 전부터 국내시장 점유율 1위, 글로벌시장 점유율 5위를 지켜 왔다”며 “자율주행차 카메라 시장을 개척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원격의료기기 등도 주요 투자 분야다. 소매점을 대상으로 한 ‘방문자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은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방문자의 외모를 통해 성별, 연령 등을 추출하고 구매 이력과 조합해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기존 주력인 스마트폰 카메라 분야에서는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 사장은 “구동계(손떨림 등 보정장치)가 카메라모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이를 수직계열화했다”며 “인건비가 싸고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베트남 특구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전량 생산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엠씨넥스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22.93배로 업종 평균(50.68배)보다 낮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14.9% 늘어난 1290억원이다. 지난해 R&D 비용은 570억원으로 영업이익(1123억원)의 절반가량이다.
민 사장은 동국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현대전자, 펜텍앤큐리텔 등을 거쳐 2004년 엠씨넥스를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카메라는 휴대폰의 선택 사양이었지만 앞으로 필수 사양이 될 것으로 보고 카메라모듈 분야 창업을 결심했다. 2015년 일자리창출우수기업 대통령표창 등을 받았다.
글=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