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영향인데 코로나19에 책임 전가…지표와 괴리"
GDP 감소에도 '경기회복' 강변…일본 정부 보고서 논란
최근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적절한 판단인지 의문을 낳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20일 발표한 2월 '월례경제보고'에서 "경기는 수출이 약한 가운데 제조업을 중심으로 약한 흐름이 한층 늘어난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 경기에 관해 2018년 1월부터 26개월 연속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가 경제의 기초 조건으로 중시하는 고용·소득 관련 환경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이같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지표들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달 17일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1.6%(연간 환산 기준 6.3%) 감소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2.6% 감소했으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했다.

내각부가 생산 관련 통계를 토대로 기계적으로 산출하는 경기동향지수에 따른 기조 판단은 작년 12월까지 5개월 연속 '악화'였으며 이는 경기 후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민간 싱크탱크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경제연구소의 신켄 요시키(新家義貴)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는 2018년 11월 이후 경기 후퇴 국면에 있다"며 회복되는 것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뒤로 밀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GDP 감소에도 '경기회복' 강변…일본 정부 보고서 논란
경기가 약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소비세 증세(2019년 10월)를 단행한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아 아베 정권이 이에 신경을 쓴 결과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朝日)신문은 내각부의 한 간부는 "증세 때문에 경기가 나빠졌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21일 분위기를 전했다.

아베노믹스 덕분에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경기를 회복했다고 주장하며 정치적 구심력을 확보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경기 판단에 관해서는 쉽게 양보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베 정권에 대체로 우호적인 논조를 보이는 산케이(産經)신문은 월례경제보고와 관련해 증세의 영향인데 신종코로나에 책임을 전가한 꼴이라고 풀이하고 일본 정부의 인식이 지표와 괴리됐다고 지적했다.

월례경제보고는 기조판단에 코로나21이 "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충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썼다.

1월 보고서에는 "소비세율 인상 후 소비자 심리 동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기재했는데 이런 내용을 기조판단에서 삭제한 것에 대한 평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