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상반기 공개채용 시즌이 다음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대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일정을 미룬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다.19일 각 회사들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3월 6~19일, SK그룹은 3월 16~27일 대졸 신입 공채 지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해 상반기 공채보다 한 주 앞당겼고, SK는 한 주 늦췄다.대부분 기업이 온라인으로 지원서를 접수하고 있고, 필기시험 또한 4월에 몰려 있다. 해당 시기엔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이에 따라 아직 채용 일정을 밝히지 않은 삼성 등 다른 대기업들도 조만간 채용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수시채용을 도입한 현대자동차는 로봇지능 소프트웨어(SW)개발 등의 분야에서 이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다만 LG그룹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채 계획을 4월 초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주요 기업들이 상반기 채용에 나서지만, 채용 규모는 작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답한 101개 대기업의 채용 규모는 총 4263명으로 지난해(4547명)보다 6.2% 감소했다.상반기 대졸 채용과 관련해선 대기업 두 곳 중 한 곳(51.3%)만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답했다. 22.3% 기업은 “채용하지 않겠다”고 했고, 26.4%는 “채용 미정”이라고 했다.모집 시기와 관련해서는 3월이 31.7%로 가장 많았다. △4월 11.9%, △2월 9.9%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아직 채용 시기를 못 정한 대기업도 20.8%였다. 대기업 두 곳 중 한 곳(44.6%)은 여전히 ‘신입공채’를 통해 뽑겠다고 했지만, 다섯 곳 중 한 곳(19.8%)은 ‘수시채용’ 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은 모두 197개사였다.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코로나19와 수시채용 등이 올해 대졸 채용시장의 변수가 될 것 같다”며 “채용공고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이란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 대해 압박 공세를 높이고 있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하면 이란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경고했다.19일 테헤란타임스 등에 따르면 다수의 이란 고위 관료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 기업에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모하마드 자파르 나낙카르 이란 정보통신기술부 법무국장은 전날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이란은 삼성전자 임직원 입국을 거부하고, 이란 이동통신망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아예 제외해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발언은 삼성전자가 이란 시장에서 서비스를 축소한 데 따른 대응 조치라고 이란 측은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이란에서 스마트폰 앱 장터인 갤럭시스토어에서 유료앱 거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면서 이란 리알화를 통한 결제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부터 갤럭시스토어 무료앱 서비스도 막을 계획이다. 나낙카르 국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스토어 서비스를 제한하면서 이란의 앱 개발업체 등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이번 조치를 재고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지난 16일엔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삼성전자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과 함께 “미국의 괴롭힘에 따라 일부 기업이 이란을 떠났는데, 이들은 복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글을 한글과 이란어로 각각 올렸다. 같은 날 압바스 아라치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에 동조해 이란을 버리는 기업은 이란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이란 매체들도 한국 기업을 겨냥한 비판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4일 이란에서 마지막 광고판을 철수했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굴복해 이란 내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영자매체 테헤란타임스는 “한국 기업이 이란 시장에서 철수하면 8000만 명 규모의 시장을 잃는다”며 “결국 패배자는 이란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될 것”이란 기사를 냈다.삼성전자는 작년 말 이란 현지에서의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이 이란 관련 수출입과 금융거래 등을 전면 금지해 핵심 부품을 수입할 수 없어서다. LG전자도 일부 제조시설 운영을 중단했다.이란이 이번에 한국 기업만을 지목한 것은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헤란타임스는 “한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이란 시장의 큰 몫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다.한국 정부가 이란 인근 페르시아만에 청해부대를 독자 파병하기로 한 것도 이란 정부의 위협이 나오는 이유다. 청해부대 작전 지역은 기존 아덴만부터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페르시아만 안쪽까지로 설정됐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자국 영해로 보고 있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으로 LG전자의 '디자인 심장부'를 찾았다.구 회장은 지난 17일 LG전자 서초 R&D 캠퍼스에 위치한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출시 예정 제품들의 디자인을 살펴봤다. 이날 구 회장의 현장경영에는 LG전자 노창호 디자인경영센터장을 비롯해 선행디자인 및 각 사업 부문 디자인 연구소장, 상품기획담당, 책임급도 동석했다.올해 신년사에서 고객가치 실천을 강조한 구 회장은 "디자인은 고객이 우리 제품에 대해 첫 인상을 받고 사고 싶다는 가치를 느끼는 처음 순간이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섬세한 배려와 편리함에 감탄하고 고객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도 디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디자인이야말로 고객 경험과 감동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이라고 강조한 뒤 디자인 조직과 일하는 방식이 개방적이고 창의성과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행한 LG전자 디자인 부문 리더들에게도 "새로운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디자인을 차곡차곡 쌓아 고객감동의 품격을 높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노창호 센터장은 구 회장에게 고객의 '페인 포인트' 등 핵심가치를 디자인적으로 해석해 제품에 반영하고, 고객가치 기반 디자인이 최종 양산까지 이어지도록 디자인 리더십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고 LG 측은 전했다.이후 구 회장은 올해 출시가 유력한 LG전자의 '스마트 도어', '벽밀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가전제품과 '커넥티드카', '디지털콕핏' 등 자동차 부품 영역 제품들을 일일이 살펴봤다.LG전자 관계자는 "구 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분위기를 전환하고, 향후 국내와 해외의 고객 접점 및 미래 준비 현장을 순차적으로 찾아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경쟁력 확보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