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딴사람 몰라'…CIA표적 후순위 빈라덴 아들 제거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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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보도 "국가안보 우선순위 제치고 '셀럽' 선호…정치적 요인도 변수 작용"
공습 시점 2018년으로 거론…트럼프 작년 9월 공식 확인 보다 한참 앞서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우선순위 표적들을 제치고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 함자 빈라덴을 먼저 제거하도록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당국을 압박했었다는 외신 보도가 16일(현지시간) 나왔다.
다른 인사들에 비해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로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다른 인사들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는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테러 세력 제거 문제조차 위협 수준에 대한 철저한 분석보다는 '본능'에 의존하는 예측불허 스타일에 따라 이뤄졌다는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목이 된다.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 2년 동안 가장 우려되는 테러리스트 관련 보고를 할 때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우두머리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포함, CIA가 소재를 확인해 사살하고자 하는 고위급 테러 지도자 인사 명단을 정기적으로 보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명단 한참 밑에 있던 영향력이 덜하고 젊은 인물인 함자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NBC방송은 당시 브리핑 상황에 정통한 2명의 인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함자에 꽂혔던 이유는 그 이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단에 있던 다른 인사들에 대해 "나는 이들 그 누구에 대해서도 들어본 일이 없다.
함자 빈 라덴은 어떠냐"고 말했었다고 한 전직 당국자가 NBC방송에 전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그(함자)가 대통령이 아는 유일한 이름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함자가 공격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되진 않았지만, 미국은 결국 2018년 공습으로 그를 죽였다고 NBC방송은 현안에 정통한 전·현직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함자의 사망설은 지난해 7월 말 뉴욕타임스(NYT) 등 미언론이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함자가 미국의 대테러 작전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한 시점은 9·11 테러 18주기 사흘 뒤인 지난해 9월 14일이다.
2018년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NBC 보도는 미국의 공식 발표 시점보다 한참 앞서는 것이다.
앞서 NBC방송은 지난해 7월말 3명의 당국자를 인용, 함자의 사망설을 보도하면서도 사망시점과 관련해선 "지난 2년 사이 어느 시점엔가 일어난 일이나, 확인은 최근에 이뤄졌다"고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후 결국 제거 승인을 내린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와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창설자이자 지도자인 카심 알리미는 CIA의 표적 명단의 최우선 순위에 있던 인물들이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알바그다디는 지난해 10월말, 알리미에 대해서는 이달초 미국이 사망을 각각 공식 확인한 바 있다.
'CIA 블랙리스트'상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던 함자를 우선 제거 표적으로 지목한 일련의 과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포스트 9·11 시대를 맞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막중한 책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문제, 즉 미국의 적 가운데 누구를 사살할 것인지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NBC방송은 지적했다.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무기와 기술의 향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이 결코 갖지 못했던 '치명적인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하지만 정보당국의 자세한 평가 보고서를 읽거나 제대로 습득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능에 의존해 움직인다고 스스로 말해왔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이 전했다.
지난 2017년 11월 CIA가 공개한 비디오 자료에 함자의 결혼식 장면도 포함됐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애청 채널인 폭스뉴스를 통해 빈번하게 방송됐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2018년 CIA 재직 당시 고위 테러리스트 표적 관련 부서를 이끌었던 더글러스 런던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소 교수는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훨씬 더 중요한 우선순위들에 비해 셀럽(유명인사)을 선호하는 그의 성향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말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그는 "CIA는 함자의 이름 지명도에 대한 가치 등을 간과하지 않았으나 그는 젊었고 전투 경험이 부족했으며 심각한 수준의 추종자들이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함자가 미래의 알카에다 지도자 후보이긴 해도 다음 후계 순서는 아니었던 만큼, 최고 수준의 위협은 아니었다는 게 CIA의 판단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함자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CIA에 지시하며 그를 추적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런던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는 정치적인 요인이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내기 위해 더 세게 몰아붙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3월 함자를 상대로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당국자들은 이제 함자가 그때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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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우선순위 표적들을 제치고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 함자 빈라덴을 먼저 제거하도록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당국을 압박했었다는 외신 보도가 16일(현지시간) 나왔다.
다른 인사들에 비해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로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다른 인사들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는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테러 세력 제거 문제조차 위협 수준에 대한 철저한 분석보다는 '본능'에 의존하는 예측불허 스타일에 따라 이뤄졌다는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목이 된다.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 2년 동안 가장 우려되는 테러리스트 관련 보고를 할 때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우두머리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포함, CIA가 소재를 확인해 사살하고자 하는 고위급 테러 지도자 인사 명단을 정기적으로 보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명단 한참 밑에 있던 영향력이 덜하고 젊은 인물인 함자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NBC방송은 당시 브리핑 상황에 정통한 2명의 인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함자에 꽂혔던 이유는 그 이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단에 있던 다른 인사들에 대해 "나는 이들 그 누구에 대해서도 들어본 일이 없다.
함자 빈 라덴은 어떠냐"고 말했었다고 한 전직 당국자가 NBC방송에 전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그(함자)가 대통령이 아는 유일한 이름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함자가 공격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되진 않았지만, 미국은 결국 2018년 공습으로 그를 죽였다고 NBC방송은 현안에 정통한 전·현직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함자의 사망설은 지난해 7월 말 뉴욕타임스(NYT) 등 미언론이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함자가 미국의 대테러 작전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한 시점은 9·11 테러 18주기 사흘 뒤인 지난해 9월 14일이다.
2018년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NBC 보도는 미국의 공식 발표 시점보다 한참 앞서는 것이다.
앞서 NBC방송은 지난해 7월말 3명의 당국자를 인용, 함자의 사망설을 보도하면서도 사망시점과 관련해선 "지난 2년 사이 어느 시점엔가 일어난 일이나, 확인은 최근에 이뤄졌다"고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후 결국 제거 승인을 내린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와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창설자이자 지도자인 카심 알리미는 CIA의 표적 명단의 최우선 순위에 있던 인물들이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알바그다디는 지난해 10월말, 알리미에 대해서는 이달초 미국이 사망을 각각 공식 확인한 바 있다.
'CIA 블랙리스트'상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던 함자를 우선 제거 표적으로 지목한 일련의 과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포스트 9·11 시대를 맞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막중한 책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문제, 즉 미국의 적 가운데 누구를 사살할 것인지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NBC방송은 지적했다.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무기와 기술의 향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이 결코 갖지 못했던 '치명적인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하지만 정보당국의 자세한 평가 보고서를 읽거나 제대로 습득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능에 의존해 움직인다고 스스로 말해왔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이 전했다.
지난 2017년 11월 CIA가 공개한 비디오 자료에 함자의 결혼식 장면도 포함됐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애청 채널인 폭스뉴스를 통해 빈번하게 방송됐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2018년 CIA 재직 당시 고위 테러리스트 표적 관련 부서를 이끌었던 더글러스 런던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소 교수는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훨씬 더 중요한 우선순위들에 비해 셀럽(유명인사)을 선호하는 그의 성향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말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그는 "CIA는 함자의 이름 지명도에 대한 가치 등을 간과하지 않았으나 그는 젊었고 전투 경험이 부족했으며 심각한 수준의 추종자들이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함자가 미래의 알카에다 지도자 후보이긴 해도 다음 후계 순서는 아니었던 만큼, 최고 수준의 위협은 아니었다는 게 CIA의 판단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함자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CIA에 지시하며 그를 추적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런던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는 정치적인 요인이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내기 위해 더 세게 몰아붙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3월 함자를 상대로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당국자들은 이제 함자가 그때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