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반(反) 조원태 연합군'이 13일 국내 대기업 출신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이사진 명단을 공개했다.

3자 연합이 현 '조원태 체제'에 대항해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이사 후보들의 면면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와 3자 연합 등에 따르면 사내이사 후보에 포함된 김신배(66)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SK 부회장, SK C&C 대표이사 부회장,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3자 연합 측은 김 의장에 대해 "SK텔레콤 대표이사 재직시 SK텔레콤을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우량기업으로 이끌었다"며 "또 포스코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확립하는데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反 조원태 연합군'이 제안한 한진칼 이사 후보 면면은
사내이사 후보 명단에 오른 배경태(62)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은 중동 총괄 부사장, 한국 총괄 부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전자의 국내외 경영 현장에서 조직관리와 영업 역량을 발휘한 전문 경영인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의장과 배 전 부사장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 전문 경영인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맡았던 분야가 물류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항공업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사내이사 후보 중 항공업계 출신으로는 김치훈(64)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68)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기타 비상무이사)가 포함됐다.

이중 김 전 상무는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상무와 런던지점장 등을 지냈다.

2006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하는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통제본부장을 지내며 국내 14개 공항을 총괄했다.

다만 한국공항에서 비상근 1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2014년 1월까지 한국공항에서 근무한 터라 이미 항공업계를 떠난 지 6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시각도 있다.

김 전 상무는 업계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 인맥으로 분류된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자기 사람인 김 전 상무를 사내이사로 내세워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고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함 전 대표 역시 대한항공 출신으로 대한항공에서 경영전략본부장과 국제업무담당 전무, 여객노선운영담당 전무, 뉴욕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제동레저 이사도 지냈다.

3자 연합은 함 전 대표에 대해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직을 역임하며 티웨이항공을 흑자 전환시킨 항공산업 분야의 전문가"라고 소개했지만 함 전 대표가 대표를 지낸 2011∼2015년은 저비용항공사(LCC) 성장기라는 점에서 추가 능력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反 조원태 연합군'이 제안한 한진칼 이사 후보 면면은
사외이사 후보 명단에는 서윤석(65)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57)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이 올랐다.

서 교수는 1977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관리회계학회 회장을 역임한 회계 전문가다.

SK, 포스코, 엔씨소프트 등 다수의 기업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3자 연합은 서 교수에 대해 "한국이사회협회장으로서 사외이사 직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겸비하고 있으며 2004년 포스코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이사회 산하 주요 위원회를 이끌면서 포스코의 투명 경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사 후보 8명 중 유일한 여성인 여은정 교수는 1996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도 출신 금융산업 전문가다.

이형석 교수는 서울대 건축학과,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했으며 삼성물산 경영지원실 부서장, 부동산투자전문회사 대표이사직을 거쳤다.

구본주 변호사는 하나은행, 한국신용정보 등 금융기관에 수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법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법률 전문가라는 것이 3자 연합 측의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