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지도부로 통합 결렬될 일인가"…대안신당 압박 의도
대안, 손학규·정동영 퇴진 요구 지속…"지도부 모두 바꿔야"
바른미래·평화, 대안 빼고 '개문발차'…3당 통합 '삐걱'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13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2선 퇴진'을 요구하는 대안신당을 빼고 일단 양당간 통합 논의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지도체제 구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끝에 두 당이 일단 통합 '개문발차'에 나서면서, '조건없는 통합' 선언 이틀 만에 3당 통합이 삐걱대는 모습이다.

평화당 박주현 통합추진특별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 박주선 대통합개혁위원장 등과 진행한 3당 통합 실무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대안신당은 손 대표가 선(先)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통합 노력을 계속하고 개문발차하겠다"고 밝혔다.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은 회동에 불참했다.

박 위원장은 손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청년·미래세대를 포함한 '2단계 통합' 시점인 오는 28일까지 현재 대표들로 공동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바른미래당의 절충안에 대해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박주선 위원장이 손 대표와 협상을 잘 진행해 2월 28일까지 (통합을) 완전히 끝내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는 협상을 가져온 것이고 이를 존중한다"며 "이를 믿고 통합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신당이 이를 거부한 것을 놓고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 일주일 임시 지도부를 세우는 것 때문에 통합이 결렬될 일인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대안신당을 포함한 3당 통합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대안신당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통합 시한으로 제시했던 17일까지 절차를 마무리지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20∼21일까지 갈 수도 있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뭘 해야할지에 대해서도 박주선 위원장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은 당헌·당명·정강정책 등 합당 절차와 평화당의 당헌 개정 등을 바로 추진하기로 하고 각당 의견을 모아 오후 다시 회동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이같이 우선 양당 통합을 서두르고 나선 것은 4·15 총선이 두달 앞으로 임박한 상황에서 대안신당을 압박, 통합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정당은 이날 오전에도 지도체제 구성을 놓고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을 선언한 순간 지도체제 문제는 이미 결론이 난 것으로, 이미 내려놓는 것"이라며 "대의를 위해 작은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지도체제 구성에 반발하는 대안신당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을 향해 "기존의 당명, 지도부, 당 시스템도 다 바꾸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11일 합의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다 함께 통 큰 결단을 하자"고 촉구했다.

같은당 박지원 의원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손학규, 최경환, 정동영을 공동대표로 하면 국민이 감동하겠나, 호남에서 미동하겠나"라며 "그럴 바에는 차라리 미래세대와 손 대표가 통합하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