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경찰서, 자녀 2명 방치해 숨지게 한 부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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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당한 아이의 동생들이 부모 방임으로 숨진 사건도 드러났다.
경찰청과 보건복지부는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실시한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2015년생 아동은 총 44만3천857명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유치원(16만여명)·어린이집(24만여명)에 다니거나 해외에 체류(1만여명)하는 아동을 제외한 2만9천84명이었다.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은 공적인 체계 안에서 보육교사 등에 의한 일차적 감시망이 작동되는 점을 고려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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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23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만9천61명 중 185명의 아동과 그 보호자에게는 복지급여 신청 안내, 생활필수품 제공, 의료비 지원 등의 복지서비스가 이뤄졌다.
아이가 우울·자폐 증세를 보이거나 언어 발달장애 등이 있는데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만9천61명 중 5명은 학대가 의심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학대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했다.
3명은 학대(방임)를 당한 게 맞는 것으로, 2명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3명에 대해서는 교육·상담 등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한 23명 가운데 22명은 안전하게 양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명에 해당하는 아동의 가정에서는 심각한 학대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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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의 2016년생 여동생은 그해 가을, 2018년생 남동생은 작년 여름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부모의 방임에 따른 사망이다.
부부는 둘째 아이 사망 이후에도 총 500여만원의 양육수당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셋째 아이는 출생 신고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원주경찰서는 자녀 2명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부부를 구속했다.
강황수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아동은 학대를 당하더라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시민의 관심·동참이 필요하다"며 "아동학대가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 매년 만 3세 아동의 소재·안전을 조사할 예정이다.
올해 10∼12월에는 2016년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