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열심히 최선 다해…결과 기다리겠다"
여자농구 이문규 감독 "어제는 오래 뛰지 않으면 지는 상황"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이문규(64) 감독이 중국전 완패의 이유로 높이의 차이와 전날 영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벌인 여파를 지목했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중국과 3차전에서 60-100으로 크게 졌다.

1승 2패가 된 우리나라는 이어 열리는 스페인-영국 경기에서 스페인이 이겨야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한국 여자농구가 올림픽에 출전한 최근 사례는 2008년 베이징 대회다.

이날 우리가 중국을 꺾었다면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이제 스페인의 승리를 바라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문규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높이 차이에서 오는 체력 저하 때문에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됐다"며 "주요 선수들이 부상이 있었고 박지수 혼자 버티기도 힘들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우리나라는 전날 영국과 경기에서 82-79로 이겼으나 김단비(신한은행), 박혜진(우리은행), 강이슬(하나은행)이 40분을 모두 뛰었고 박지수(KB)와 배혜윤(삼성생명)도 35분 이상 출전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이후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코트에 선 우리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슛 거리가 짧고, 레이업도 놓치는 등 체력 저하 양상이 뚜렷했다.

이 감독은 '너무 주전을 혹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제는 (주전들이) 오래 뛰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오늘은 주전들을 벤치에서 쉬게 하고 내보내기 위해 스타팅을 변칙으로 기용했는데 1쿼터까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2쿼터 이후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가 오면서 게임이 넘어갔다"고 자평했다.

그는 24-47로 시작한 후반부터 "후반에는 게임을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사실 포기라기보다 어쩔 수 없는 결과가 됐다"며 "우리가 1승을 목표로 왔지만 어제 중국이 스페인을 이기는 바람에 변수가 생겼다.

일단 (스페인-영국전)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잘해줬다"며 "농구가 키로 하는 경기인데 박지수 하나로 경기를 이어가기 힘들었고, 선수들의 몸 상태도 온전하지 않아서 (오늘 중국을) 이긴다는 것은 무리였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에 나갈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 이 감독은 "일단 부상 없이 몸 상태가 괜찮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하겠다"며 "올림픽 본선에는 높이가 좋은 팀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안은 없기 때문에 수비 전술을 충분히 연습해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