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가 쓴 시에도 등장…"나름대로 유산 보호했다" 평가도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문호로 20세기 영어 문학권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제임스 조이스의 마지막 직계 자손이자 그의 유산을 관리해왔던 손자 스티븐 조이스가 87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스티븐이 프랑스령인 일드레섬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그는 20세기 최고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율리시스' 등 할아버지가 남긴 작품의 저작권을 철저히 보호한 것으로 학계에서 악명 높다.

그는 조이스의 작품을 연구하거나 인용하겠다는 학자들의 요청을 숱하게 거절했으며, 거액의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이스 가문의 사생활이 대중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 모습으로도 유명했다.

스티븐은 1988년 자신의 이모이자 제임스 조이스의 딸인 루시아로부터 받은 편지 수천 장을 불태웠다고 밝혀 수많은 학자를 경악케 했다.

그는 당시 뉴욕타임스(NYT)에 "누구도 그 편지들을 보고 불쌍한 내 이모에 대해 정신분석을 하도록 놔둘 수 없었다"며 "그들의 이기적인 눈과 손이 편지에 닿는 걸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2006년 주간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할아버지 작품의 순수성뿐 아니라, 지금까지 자주 '학대당한' 조이스 가문의 사생활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제임스 조이스 센터는 성명을 통해 "그는 자기 나름대로 할아버지의 유산을 지키려고 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스티븐은 할아버지의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다.

제임스 조이스는 스티븐이 태어났을 다시 '이 아이를 보라'(Ecce Puer)라는 시를 써 그의 출생을 찬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