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점포 즐비한 골목 돌며 '경제실정' 부각…"하루빨리 정권심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총선 출마지로 선언한 종로 일대에서 첫 표밭 갈이에 나섰다.
정치에 입문한 지 1년여 만에 처음 치러보는 선거에서 자신의 득표를 염두에 두고 지역구를 둘러본 것이다.
황 대표는 첫 행선지로 종로 '젊음의 거리'를 잡았다.
젠트리피케이션(도심 지역의 임대료 급등으로 나타나는 공동화 현상)에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상권이 활기를 잃은 곳이다.
일요일인 이날도 '피아노 거리'로 유명한 중심대로를 비롯해 젊음의 거리 일대는 썰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파가 더 줄었다는 게 이 일대 상인들의 설명이다.
'임대'를 써 붙인 빈 점포, 문을 닫은 점포들이 영업 중인 점포들 사이마다 듬성듬성 자리를 잡고 황 대표 일행을 맞았다.
동행한 구의원은 "대로변은 거의 절반, 골목은 더 많이 비었다"며 "종로에 30년 이상 살았는데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가 "(임대료를 못 내고) 새벽 도주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하자 황 대표는 "종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종로구) 창신동에 호남 사람이 많다"는 중개업자의 말에 개신교도인 황 대표는 "(오늘) 제일 먼저 창신동에 있는 교회 들러서 예배하고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업자는 "(한국당에 비우호적인) 호남 사람 전향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젊음의 거리를 떠나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캠퍼스를 찾았다.
황 대표는 성대 법대 출신이다.
그는 젊음의 거리에서와 마찬가지로 20대 청년들에게 주로 인사를 건네고 말을 걸었다.
성대 주변 중국요릿집과 분식집에도 들렀다.
분식집에선 떡볶이와 어묵 등을 먹고 포장해갔다.
황 대표는 이어 종로구 정독도서관을 방문했다.
정독도서관은 경기고등학교가 있던 곳으로, 경기고는 황 대표의 모교다.
정독도서관을 방문할 때 황 대표는 검정색 마스크를 썼다.
황 대표는 이날 종로 지역을 둘러보고 나서 취재진에게 "요즘 경제가 어렵다.
특히 종로 경제가 어렵다고 들었다.
관광객도 줄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으니까 빈집들이 자꾸 많아진다"며 "종로의 경제가 어떤지, 내가 잘 알고 있는 이 지역의 변화를 보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로의 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을 한다.
가는 곳 구석구석 문 닫은 점포가 너무 많다.
그런 것들이 다 정상화될 수 있도록, 종로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나온 경기고 옛터와 성대를 방문한 소감에 대해선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고등학교와 대학교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우리 사회가 많이 흔들리고 있는데, 하루빨리 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바로 잡겠다"라고도 했다.
황 대표는 자신이 종로구 삼청동의 총리공관에 있을 때(2015∼2017년)는 종로 상권에 공실(빈 가게)이 거의 없었다면서 "그사이 엄청나게 공실이 많이 늘었는데, 원인이 뭘까.
경제 실정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